[내 생애 이야기] 쇼팽의 연인 상드 2300쪽 자서전 첫 번역
매체명 : 조선일보   게재일 : 2023.12.11   조회수 : 33

조르주 상드 내 생애 이야기

박혜숙 번역가, 7권 완역해 출간

 

프랑스 작가 조르주 상드(1804~1876)의 자서전 내 생애 이야기’(7·나남)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 출간됐다. 상드는 150편 넘는 소설·희곡 등을 발표했지만, 정작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플레이아드 총서에 실린 작품은 이 자서전을 비롯한 자전적인 작품들이다. 개인적 경험 위주 회고라기보다는, 당대와 인물들의 삶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자서전에 담았기 때문에 그 문학적 가치를 더욱 인정받은 것이다.

 

국내 출간본 7권을 합한 분량이 2300여 쪽. 도입부에서 타인에게는 따뜻하게/나에게는 엄격하게/신 앞에서는 진실하게라며 고백하듯, 상드 자신과 그가 사랑한 이들에 대한 내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상드는 음악가 쇼팽과 시인 뮈세의 연인이었다는 사실에 남장을 즐기고 시가를 피우는 모습이 더해져, 스캔들로만 그를 기억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그가 41세에 발표한 이 자서전은 흔히 알려진 상드의 이미지를 넘어서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프랑스혁명 시기 공화파 입장을 대변하는 논객으로 활동했고, 법적으로 이혼이 불가능했지만 바람피우던 남편과 이혼하고 양육권까지 따냈다. 여성의 사회적 목소리가 거의 없던 시기에 당대 사회적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현실 참여적 목소리를 꾸준히 냈던 것이다.

 

책을 옮긴 박혜숙 번역가는 상드를 남녀 관계 측면에선 바람둥이정도로 왜곡해 생각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방탕에 젖어있던 당대에, 상드는 어머니 같은 순수한 사랑을 했다고 말했다. 흔히 상드가 쇼팽에게 적극적 구애를 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7권에 상드가 적은 바는 다소 다르다. “내 인생에서 이 새로운 친구(쇼팽)와 함께 가족으로 얽힌다는 것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였다처럼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 번역가는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상드가 쇼팽을 보자마자 유혹한 것이 아니다라며 상드의 사랑은 전적으로 헌신적이고 모성애적이었으며 쇼팽은 완전히 상드에게 의존적이었다고 했다.

 

방대한 분량의 자서전은 연대의 메시지로 읽힌다. 왕족 혈통 아버지와 서민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상드는 평생 민중의 삶에 대한 애정을 갖고 지냈다. 화가 들라크루아, 대문호 발자크를 비롯해 수많은 이와 우정을 나눴다. 박 번역가는 상드의 삶은 연대로 요약된다. 상드는 남자와 여자, 빈자와 부자, 정치적 좌파와 우파가 하나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적으로 분열된 지금 한국의 상황에서 상드의 이야기를 다시 돌아봐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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