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뜻하고 소슬한 초록 생명의 숲으로의 초대
우리의 멋과 가락으로 빚어내는 은은한 시조의 향기
《답청》(踏靑)은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신비로운 서정의 세계를 구축해온 유종인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이자 두 번째 시조집이다. 30여 년의 경륜으로 열린 혜안과 깊어진 사유를 바탕으로 자연과 인생을 포용하는 넉넉한 달관의 시편을 담았다. ‘봄에 푸른 풀을 밟으며 하는 산책’을 뜻하는 제목처럼, 시인은 풍류선객이 되어 새뜻한 기운이 생동하는 초록 생명의 숲을 거닐며 모든 생명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다. 표제시〈답청〉을 비롯해〈숨은 꽃〉,〈담쟁이〉,〈뱀딸기〉,〈당나귀와 함께〉 등 총 76편의 시에 등장하는 무수한 식물, 동물 등은 목숨이 붙어 있어 그 자체로 삶과 사랑을 나누는 존재이다. 시인은 자신의 생활을 절제하면서 삼라만상과 이웃하여 사는 삶을 가지각색의 풍경들로 그려냈다. 단출한 안빈낙도 정신과 자연친화적 풍류가 어우러진 유종인 시조집은 현대인이 잃어버린 자연의 신비와 현대시가 놓쳐 버린 시조의 멋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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