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회고: 호암자전]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네”…‘재벌집 할아버지 배우기’ 열풍
매체명 : 매일경제   게재일 : 2022.12.16   조회수 : 78

앞으로는 기술 장사를 해야 먹고산다. 반도체는 우리 순양의 미래 먹거리다.”

 

진양철 회장(이성민 분)은 반도체를 그룹의 새 먹거리로 점찍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에 한참 뒤쳐진 기술력 탓에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진 회장이 묘수로 내놓은 것이 바로 영진반도체 인수다. “고래 싸움에 등이 터지지 않을 만큼 새우 몸집을 키워야 한다는 손자의 조언에 따른 것이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한 장면이다. 이 드라마 속 진양철 회장은 여러 장면에서 삼성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을 연상시킨다. 반도체를 산업의 쌀이라 일컬으며 임직원들의 강한 반대 속에서도 반도체를 키운 게 바로 이병철 창업회장이다.

 

이 창업회장은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뒤 본격적으로 반도체 사업에 나섰다. 초밥을 먹다가 주방장에게 밥알이 몇개냐고 묻는 드라마 속 장면도 호암 일화에서 따왔다. 진 회장이 붓글씨를 즐기고 예술품을 수집하는 것 모두 이병철 창업회장을 떠올리게 한다.

 

최근 MZ세대(2030세대)에서 인기를 끄는 드라마 속 사건과 인물이 이병철 회장과 이어지면서 호암이 재조명받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호암 일화가 올라오고, 창업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호암자전판매도 급증했다.

 

실제로 16일 교보문고와 YES24에 따르면 최근 호암자전 판매 순위가 역주행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교보문고에선 드라마 방송 직후 한달여간 책 판매량이 직전 한달여간(1022~1117) 판매량보다 6.9배 늘었다. YES24에서도 방송 전인 113주차 경제경영판매 상위 100위 밖에 있던 호암자전이 이번주에는 30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에서도 이병철 회장의 일화와 명언을 적은 글과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직장인 이상민씨(33)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다가 삼성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는 말을 듣고 인터넷에서 호암과 이건희, 이재용을 모두 검색해봤다고 말했다. 이형규씨(32)유튜브에서 드라마 속 초밥집 사건이 호암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돼 어느 식당인지 검색해 보기도 했다고 했다.

 

호암자전은 이병철 창업회장이 삼성이란 그룹을 어떻게 일궜는지에 대한 내용과 그의 경영철학이 담긴 책이다. 그가 반도체 산업을 결의한 부분에는 이러한 내용이 나온다. “현 단계의 국가적 과제는 산업의 쌀이며 21세기를 개척할 산업혁신의 핵인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이라 판단했다. 내 나이 73, 비록 인생이 끝나가지만 이 나라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어렵더라도 전력투구를 해야 할 때가 왔다.”

 

이 창업회장이 본인 호를 본따 만든 호암미술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창업회장은 33세때부터 30여년간 그림과 도자기를 비롯한 각종 미술품을 수집했다. 이후 이 수집품을 보관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1982년 호암미술관을 열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이 있다. 그 예술이란 인간정서의 고양을 최고 최선의 것으로 순화하여 표현해내는 인간의 정신활동이다.” 호암자전에 나오는 이 문구는 예술에 대한 이 창업회장의 애정을 엿볼 수 있다.

 

현재 재단장 중인 호암미술관은 내년 4월 김환기 회고전으로 문을 연다. 김환기 회고전은 19301960년대 초반 반추상 시기의 작업에 무게를 두고 90여 점의 작품과 자료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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