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속 ‘친부살해’ 모티프… 소설 ‘토템과 터부’ 출간
매체명 : 조선일보   게재일 : 2022.10.24   조회수 : 80

미국 라이스대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교수 준열은 어느날 휴스턴 우주센터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우주 비행사들에게서 이상 심리 증세가 발현되고 있다. 조사를 좀 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비슷한 시기, 준열은 한국총영사관으로부터도 연락을 받았다. 남극 기지에서 동료들끼리 살인사건이 발생했는데 이상한 게 있으니 조사를 좀 해 달라는 것이었다. 조사를 시작한 준열은 두 사건의 공통점인 우로보로스를 발견하는 동시에, 자신과 아버지 사이에 있었던 비밀을 하나씩 알게 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칼 융, 조셉 캠벨 등 세계적인 심리학자의 무의식적 세계관과 신화적 상징을 연구해 온 한은호 작가가 21일 장편소설 토템과 터부를 펴냈다. 이 책은 친부살해라는 신화적 모티프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등장인물들의 인생을 다뤘다.

 

친부살해는 고대 신화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아류작을 낳은 서사구조다.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와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는데,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이를 어린 남자아이의 유아적 환상에서 비롯된다고 봤다. 어머니는 남자가 처음으로 자각하는 이성이며, 아버지는 첫 경쟁자다.

 

한 작가는 이런 서사를 오일 쇼크와 극지 과학, 플라즈마 난류, 우주 탐사 등 2020년대의 주요 현장에 담았다. 전세계적인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내려오는 친부살해 모티프를 현대적인 배경에 올려 놓고 비운의 주인공들이 운명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풀어낸 것이다.

 

친부살해와 동시에 이 소설을 관통하는 건 바로 우로보로스. 우로보로스는 뱀이 몸을 둥글게 말고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형상을 말한다. 여러 세기에 걸쳐 다양한 문화권에서 나타난 이 형상은 시작이 곧 끝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영원성이나 윤회사상적인 표현물인데, 칼 융과 같은 심리학자들은 이를 인간의 심성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여겼다.

 

우로보로스가 고대부터 현대까지 전달돼 온 무의식 속 개념이라는 구조 아래 한 작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진행해 간다. 심리학과 신화 속 상징물을 오래 연구해 온 한 작가의 첫번째 장편소설 토템과 터부21일부터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토템과 터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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