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이 길을 열다] “4차혁명 시대의 참리더…‘선비정신’에 답이 있죠”
매체명 : 대한경제   게재일 : 2022.09.21   조회수 : 82

뜻이 길을 열다펴낸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

 

퇴계는 21세기 리더의 롤모델

15년간 선비정신 전도사 활약

물질만능집단이기주의 사회

독불장군 리더는 조직에 해악

자신이 속해 있는 생태계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이끄는

참된 리더십소유자 키워야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지난해 4월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채 도산서원(원장 김병일, 전 기획예산처 장관)이 마련한 퇴계선생 귀향길 걷기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국내 최고의 과학기술 인재 양성 교육기관인 카이스트의 총장으로서는 이례적인 행보였다.

 

그러나 국가미래전략 수립을 위해 정파와 이해에 치우치지 않는 선비정신의 필요성을 후학들에게 늘 강조해온 이 총장으로서는 당시 행사 참여야 말로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서울 경복궁에서 안동 도산서원까지 이어지는 270km 구간 14일간의 여정에서 이 총장은 남양주 구간 20km를 걸었다.

 

15년간 선비정신의 전도사로 활약해온 저자는 책 집필 동기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미래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지만 한편으로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해 사회 갈등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큽니다. 인간성 회복과 공동체 정신을 강조하는 우리 선비정신에 많은 이들이 다시 관심을 보이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이 책도 4차 산업혁명 시대, 선비정신에서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한 것입니다."

 

선비정신의 현대적 가치를 알리는데 앞장서온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선비정신과 퇴계가 추구했던 참선비의 길을 제시한 책 '뜻이 길을 열다'(나남 출판)를 내놓았다.

 

책에는 26세나 어린 고봉 기대승과 8년간 사단칠정을 논하며 조선 성리학의 기틀을 마련한 퇴계의 학문적 성취와 함께 창의력과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선비들의 공부법, 조선 최고의 선비 퇴계를 키워낸 퇴계집안 인성교육의 지혜, 현대병을 치유하는 오륜의 실천 방법 등이 담겨 있다.

 

딱딱한 이론이나 훈계 대신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전개돼 술술 익힌다.

 

퇴계는 홀어머니와 정신이 온전치 못한 아내를 지극히 아꼈을 뿐만 아니라, 맏며느리의 처지를 보살피고 홀로된 둘째며느리 개가를 받아들였다. 또 증손자에게 젖을 먹일 여종을 보내 달라고 손자가 부탁하자 여종의 아기가 죽을 수 있다며 거절했다.

 

"퇴계는 자신이 속한 생태계를 더 건강하고 행복한 곳으로 이끄는 이야말로 참된 리더십의 소유자라고 보았습니다. 특히 당대의 말세적 현상의 타개를 위해서는 임금 한 사람에게 의존하기보다 그같은 리더십을 실행할 수 있는 리더(선비) 양성을 위해 말년에 고향에서 연구와 후학양성에 매진했습니다.

 

김 원장은 1971년 공직에 입문해 34년간 통계청장, 조달청장, 기획예산처(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지낸 경제 관료다. 그러나 지금은 퇴계 사상을 알리는 데 집중하면서 '선비정신의 전도사'로 불린다. 그는 이번 책에 앞서서도 저서 '퇴계처럼: 조선 최고의 리더십을 만난다', '선비처럼', '퇴계의 길을 따라' 등을 통해 퇴계 이황(15011570)이 추구한 참 선비의 길을 제시해 왔다.

 

김 원장이 퇴계의 사상에 빠져든 것은 2008년 도산서원 부설기관인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을 맡으면서부터다.

 

앞서 e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무급 봉사직이어서 가끔 찾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퇴계 정신을 공부하고 삶의 자취를 더듬으면서 큰 감동과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선비문화수련원에서 많은 이들이 퇴계에 감화받아 삶이 바뀌는 것을 목격하고 퇴계 사상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초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누적 수련생은 100만 명을 넘겼다. 그는 우리 시대의 리더십에 대해 또한번 이렇게 강조했다.

 

"다원화·민주화 사회에서 구성원의 공감 없이 무조건 밀어붙이는 독불장군 리더는 힘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도덕 사회 구현을 소명으로 삼고 성별과 계층을 초월해 상대를 존중하며 올바른 길로 이끌었던 퇴계 선생이야말로 21세기 리더의 롤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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