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낸 김진현·안병훈... 두 사람은 어떻게 언론의 ‘별’이 됐나 [송의달 LIVE]
매체명 : 조선일보   게재일 : 2022.06.21   조회수 : 59

 

원로 언론인 두 분이 회고록을 각각 냈습니다. 김진현(86) 전 과학기술처 장관의 <대한민국 성찰의 기록>과 안병훈(84) 기파랑 사장의 <그래도 나는 또 꿈을 꾼다>입니다. 모두 자서전을 겸한 책으로 올해 5월과 2017년 4월 출간됐습니다.

두 분은 일제(日帝)시절이던 1936년과 1938년에 각기 태어나 해방과 6.25전쟁, 4.19와 5.16을 거쳐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민주화, 정보화를 이끌었어요. 김진현 장관의 표현을 빌자면 ‘단군 이래 가장 다채로운 경험을 한 다생(多生) 세대’의 대표 주자들 입니다.

 

◇아쉬움·실수도 담은 600여쪽 회고록

차이라면 활동한 곳이 좀 다르다는 정도입니다. 신군부에 의한 해직과 내부 사정으로 1980년과 1990년 동아일보를 자의(自意)에 반해 떠나야 했던 김 전 장관은 국내 최초의 민간경제연구소인 한국경제연구원(KERI) 창립과 대한민국 최초의 비과학자 출신 과학기술처 장관, 최초의 언론인 출신 종합대학 총장으로도 활약했죠.

두 분에겐 공통점이 훨씬 더 많습니다. 초중학교 시절부터 언론인의 꿈을 품고 그 길로 직진해 80대 중반인 지금도 스스로를 ‘영원한 기자’라고 자부하는 게 첫번째예요. 김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중학교때부터 신문기자가 되기로 뜻을 세웠고, 당시 대학에 신문학과가 없어서 신문기자와 가장 근접한 사회학과에 입학했다”(387~390쪽)고 했어요.


◇‘레이몽 아롱’이 모델...칼럼·기획으로 文才 떨쳐

김진현 전 장관 회고록에서 그가 ‘한국의 레이몽 아롱, 미국의 월터 리프먼, 제임스 레이턴(James Reston)을 꿈꾸며 평생 노력했다’는 부분(40, 262, 347, 357, 395쪽)이 인상적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언론인으로서 ‘남이 안 가는 길’, ‘한 번도 안 가 본 길’을 두 분은 가장 먼저 뛰어들어[先驅] 돌파하고 개척했습니다. 두 분은 그럼으로써 한국 언론계의 ‘거인’이자 살아있는 ‘별’이 됐습니다.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 박사가 말하는 도전에 응전해 성공을 거둔 ‘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y)’의 선봉장인 셈이지요.

 

회고록 곳곳에는 대한민국 사회의 중심주류(中心主流)를 찾고, 만들고, 키우는데 진력(盡力)하신 두 분의 피와 눈물과 땀방울의 자취가 배여 있습니다. 두 사람이 각기 쓴 회고록은 일반 시민들도 읽어볼만한 양서(良書) 입니다. 개인사를 넘어 대한민국 70여년 분투(奮鬪)의 기록을 흥미진진하게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분의 고귀한 뜻과 정신이 잘 계승·승화되기를 소망하면서 더욱 건강하시길 빕니다.

 

 

대한민국 성찰의 기록.jpg

기사 원문보기

첨부파일 대한민국 성찰의 기록.jpg
이전글 [신간] 평범한 수집가의 특별한 초대
다음글 [평범한 수집가의 특별한 초대] 실리콘밸리 슈퍼 CEO들이 전하는 ‘스케일업의 비밀’
prev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