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운동, 성역에서 광장으로] 저자 심규선의 ‘위안부 운동, 성역에서 광장으로: 심규선의 위안부 운동단체 분석’
매체명 : 한국강사신문   게재일 : 2022.02.26   조회수 : 67

 《위안부 운동, 성역에서 광장으로(나남, 2021.02.18.)》. 누가 위안부 문제를 이용하는가? 벗어날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에 갇힌 한일관계를 분석한다. 2020년 5월 7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은 일차적으로는 윤미향 의원을 둘러싼 진실 공방으로 이어졌지만, 근본적으로는 위안부 운동단체의 역할과 존재이유를 다시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의원을 둘러싼 법적 다툼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저자의 결론은 확고하다. “세상의 판결은 언제나 법의 판결보다 빠르다. 세상의 판단은 ‘윤미향 유죄’다.” 〈동아일보〉 도쿄특파원, 편집국장 등을 지낸 일본 전문가 심규선은 이 책에서 윤미향 사건과 위안부 운동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중심으로, 2015년 위안부 합의와 화해ㆍ치유재단 해산, 강제징용 문제와 문희상 법안 등 최근 한일관계 현안을 분석하고, 그 대안을 제시한다.

표류하는 한일관계, 어디로 가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1월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일 간 현안에 대해 과거와는 결이 다른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회견 열흘 전에 나온 일본 정부 상대의 위안부 첫 승소 판결이 곤혹스럽고,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공식 합의로 인정하며, 강제징용 판결에 따라 일본 기업의 자산을 강제집행(현금화)하는 것은 바림직하지 않다고 했다.

한일관계의 적정한 관리에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국익과 국민감정 사이에서 국익을 고려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렇지만 한일관계는 그 정도로 쉽게 회복하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뫼비우스의 띠’에 갇힌 한일 간의 과거사 논쟁 속에서 두 나라는 모두 앞으로 나아간다고 주장하지만 결국은 원점으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동아일보〉 도쿄특파원, 정치부장, 편집국장 등을 지낸 일본 전문가 심규선은 이 책에서 최근 언론 기사, 각종 발표문 등을 중심으로 한일관계 현안을 분석하고, 그 대안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① 윤미향 사건과 위안부 운동의 비판적 분석, ② 2015년 위안부 합의와 화해ㆍ치유재단 해산, ③ 강제징용 문제와 문희상 법안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윤미향 사건과 위안부 운동 - ‘피해자 중심주의’인가, ‘피해자 이용주의’인가

2020년 5월 7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정의연과 윤미향에게 “30년간 속을 만큼 속았다”는 할머니의 토로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결국 2020년 9월 14일 서울서부지검은 윤미향 의원을 사기, 준사기, 업무상 횡령 및 배임 등 8가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신문들은 “재판에서 가려지겠지만”, “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지만”이라며 여지를 남기고 윤 씨의 범죄 혐의를 비판한다.

그러나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이 사건에는 법이 단죄할 문제와 감정이 정죄할 문제가 동시에 존재하고, 검찰과 법원이 법으로 단죄하기 이전에 세상이 먼저 감정으로 정죄했다고 본다. 세상의 판결은 언제나 법의 판결보다 빠르다. 세상의 판단은 ‘윤미향 유죄’다.”

저자는 1장에서 정의연을 포함한 위안부 운동단체의 근본적 문제점을 각종 기사와 발표문 등을 중심으로 지적해 나간다. 그 핵심은, 위안부 운동단체들이 그간 표명해 온 ‘피해자 중심주의’가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 이용주의’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초기의 값진 성과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이 아닌 운동단체가 중심이 되는 활동을 전개했고, 정부와 언론은 위안부 운동과 관련된 일이라면 다소 문제가 있어 보여도 이를 밝히는 데 소극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운동방식의 문제점이 이번 윤미향 사건을 계기로 터져 나온 것이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최선’과 ‘가능한 차선’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원칙론자들은 ‘불가능한 최선’을 ‘가능한 최선’으로 바꿀 수 있다며 강경한 투쟁과 끝없는 희망고문을 요구한다. 국가도, 국민도, 피해자도, 운동단체도, 언론도 이제는 ‘가능한 최선’에 대한 믿음을 재고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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