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미러클3] 2015-12-11, '제대 앞둔 말년병장' 최경환 "내년 대외여건 더 안좋아…긴장의 끈 놓지 않아야"
매체명 : 조선비즈   게재일 : 2015-12-11   조회수 : 738
새해 예산안의 국회 통과 이후 관가(官街)의 최고 관심사는 개각이다.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을 이끈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치인 출신 장관들이 국회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 출마를 앞두고 있는 이들 장관들은 내년 1월14일까지는 공직을 사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난 10일 기획재정부 출입 기자단 송년간담회에 등장한 최경환 부총리는 " 아직 제대증을 받지 못했지만 제대를 앞두고 있는 말년 병장 같은 심정"이라고 인사말을 했다. 그러면서도 “제대는 곧 시켜줄 것 같다"며 개각시기가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월 1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주관으로 열린 코리아 미러클3: 숨은 기적들 발간보고회에 참석, 행사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있다. /기획재정부
‘이별’을 예고한 최경환 부총리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대외여건이 썩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푹 꺼져버린 성장세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고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며 숨가쁘게 보낸 올 한 해의 추억보다 내년에 대한 걱정이 더 앞선 것 같았다. 그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잘 관리하는 도전의 한 해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남아있을 사람들을 격려했다.

최 부총리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고도 성장을 했고,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다”며 "경제부처와 인연을 맺은지가 35년 되는데 단 한해도 경제가 여렵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힘을 모으면 위기를 극복하고 희망의 대한민국 경제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지난 소회도 풀어냈다. 그는 지난해 7월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며 경제부총리직에 올랐다. 최 부총리는 “취임한지 1년 6개월 정도 됐는데 대내외 여러 일들이 많아서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한 뒤 세월호 여파로 어려웠고,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대책을 써서 지난해 3.3%의 성장, 53만개의 일자리 창출, 벤처 창업 등의 성과가 있었다"면서 "그 모멘텀이 메르스 때문에 휘청했고 최단 시일 내에 극복하기 위해 안 해 본 게 없었다"고 말했다.

올해 자신의 역할과 관련해선 소방수라고 표현했다. 이완구 전 총리의 사임 이후 총리권한 대행을 맡았고, 메르스 해결을 위한 사령탑으로서 업무를 진두 지휘한 것을 떠올린 것이다.

아쉬움도 토로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에는 수출이 (성장률에) 0.4%포인트 기여했는데, 올해는 마이너스 1%포인트 수준"이라며 "수출이 조금만 받쳐줬으면 (올해)3% 후반, 4%에 가까운 성장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관론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을 하기도 했다. 일부 기자들이 ‘일각에서 제2의 IMF 외환위기가 올 거란 지적이 많다’고 질문하자 "전혀 아니다. 대내·외 여건을 모두 짚어봐도 가능성 없는 얘기다"고 일축했다.

최 부총리는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국경제·사회발전 60주년 기념사업 중 하나로 열린 코리안 미러클 3 : 숨은 기적들 발간 보고회에서는 "우리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우리 경제를 다시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코리안 미러클 3 : 숨은 기적들은 지난 60년간의 경제 정책 입안 경험을 모은 기록이다.

최 부총리는 축사를 통해 "우리 경제는 세계적으로 교역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주력 제조업의 국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급속한 고령화로 성장기반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부총리는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주요한 순간마다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면서 "결정 당시에는 이견과 반대가 있었지만 그 결정이 국가 경제에 미친 긍정적 파급효과를 보고 뒤늦게 놀라는 경우가 있다"면서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조에 의존하던 상황에서 수출주도 경제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자본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화학 공업을 육성하기로 한 선택은 일견 무모해 보일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해냈다. 시류와 여론에 함몰되지 않고 국익의 관점에서 냉철한 판단을 내린 분들이 계셨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개각을 앞둔 가운데에서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정기국회가 끝난 지난 9일에는 정의화 국회의장을 만나 서비스업산업발전기본법과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위한 직권상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경제부총리가 국회의장을 만나 법안 처리를 요구한 것은 전례 없던 일이다. 최 부총리가 앞으로 어떤 경제수장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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