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처럼], 2015-11-02, '선비처럼' 발간 김병일 전 장관 "선현의 향기 알리고자"
매체명 : 연합뉴스   게재일 : 2015-11-02   조회수 : 705
8년간 안동서 퇴계 가르침 전파…"낮은 이 대하는 자세 감동"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향기나는 선현의 삶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도산서원에서 8년간 생활하며 느낀 바를 틈틈이 쓴 글을 엮어 책을 내게 됐습니다."

2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신간 선비처럼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하늘색 두루마기를 차려입은 김병일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에게는 고고한 선비의 향이 깊게 베어 있었다.

30여년 간 경제관료로 일하며 조달청장, 기획예산처 장관 등을 역임한 김 이사장은 현재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 도산서원 원장 등을 맡아 퇴계 이황 선생의 가르침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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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사장이 퇴임 후 퇴계 선생의 고장인 경북 안동 도산으로 내려와 산지 올해로 8년째.

무엇이 그를 가족과도 멀리 떨어진 이곳으로 불렀을까.

김 이사장은 "좋아하는 영화는 자꾸 보고 싶듯이 좋아하는 곳에 자꾸 오다 보니 이곳의 일을 맡아 머물게 됐다"면서 "이곳에서 직접 듣고 느낀 퇴계 선생의 삶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의 나의 삶을 퇴계 선생의 삶과 비교해보면 아주 후회스러운 것이 많다"면서 "특히 당시는 존대 받지 못하던 여인이나 신분이 낮은 이들을 대하는 이황 선생의 모습은 나를 돌아보게 했다"고 말했다.

퇴계 선생의 인품을 알 수 있는 한 일화로 그의 둘째 부인인 안동 권씨는 정신이 온전치 못해 많은 실수를 저질렀는데 퇴계 선생은 이를 한 번도 탓하지 않고 오히려 따뜻하게 보듬어 줬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제사상에 올린 음식을 집어 먹어 집안 어르신들의 질타를 받은 부인에게 퇴계 선생은 다음부터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내게 말해달라고 할 만큼 마음이 넓은 분이었다"고 흠모의 마음을 드러냈다.

김 이사장이 말하는 선비정신은 지(智)·덕(德)을 겸비하고 의리와 범절을 중시하는 자세를 말한다.

조선시대 500년간 이어져 온 선비정신이 크게 퇴색한 것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다.

김 이사장은 "이른바 문화정책을 통해 일제는 조선의 혼을 가르치지 마라,조선의 조상을 폄하하라, 일본의 장점을 심어줘라라는 교육지침을 내렸다"면서 "해방 후 70년이 지났지만 그때 끊긴 선비정신은 아직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물론 선비정신 중 남존여비, 사농공상과 같은 신분제 등 오늘날 사회와 맞지 않는 것도 있다.

김 이사장은 "선비정신의 장점으로 조선이 500년간 이어졌다면 그릇된 점 또한 있어 600년까지 가지 못한 것"이라며 "다만 그릇된 것은 버리되 배워야 할 덕목마저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선비처럼은 이 시대 계승해야 할 선비정신이 무엇인지 되새길 수 있는 좋은 지침서다.

김 이사장은 "선진국 문턱에서 헤매는 한국이 겪는 온갖 정치·경제·사회 난맥상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퇴계 선생을 비롯한 선현들이 가르친 선비정신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첨부파일 선비처럼 표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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