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패러독스의 시간], 2015-09-28, [연휴에 읽을 만한 책]’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그해 여름, 패러독스의 시간‘
매체명 : 헤럴드경제   게재일 : 2015-09-28   조회수 : 796
▶그해 여름, 패러독스의 시간(이정은 지음, 나남) =6.25전쟁이 한 마을을 관통하며 어떻게 개인의 삶과 공동체를 붕괴시키는지 12살 평범한 시골소녀의 시각으로 생생하게 그려냈다. 이정은 소설가의 자전적 색채가 짙은 이 작품은 경기도 용인 관곡마을에서 6.25가 터진 1950년 여름 이후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삼촌 이태호는 국군으로 전쟁 초기 임진강 전투에서 낙오됐다가 부대에 복귀하지만 탈영병이란 오명을 쓰게 된다. 고모는 가부장제 문화 속에 기를 못펴고 살다가 공산주의자 윤상현이 그리는 이상세계에 반해 인민공화국에 부역하지만 서울수복 이후 빨갱이로 몰려 갖은 수모를 당한다. 중공군이 내려오자 마을은 다시 새로운 전쟁판으로 바뀐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산골짜기 마을로 피난짐을 꾸린다. 피난 중 새기를 집에 두고 온 어미 소는 광란을 일으키고 어린 남동생은 장티푸스로 죽는 등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는 일찍 철이 든다. 좌우 세력이 엇갈리면서 마을 주민들의 운명도 바뀐다. 고모는 다시 한반 변신을 감행한다. 남녀간의 원초적 욕망과 다양한 인물 군상과 좌우 이데올로기의 적대적 대립 등 대하소설적 구성으로 박진감 넘치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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