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일본], 2015-08-06, [신간]'와和!일본'. 응집하는 일본인의 의식구조 해부
매체명 : 이티뉴스   게재일 : 2015-08-06   조회수 : 972
종전 70주년을 맞아 일본의 현재를 새로운 각도에서 분석한 책 와!(和) 일본(356쪽, 나남)이 출간됐다.

이 책은 저자인 성호철이 일본 게이오대학의 방문연구원으로 머무르면서 느꼈던 맨 얼굴의 일본, 재밌는 일본, 그 안에 섬뜩한 일본 등 치열한 탐구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일본과 일본인을 알아가는 과정을 일종의 퍼즐 맞추기에 비유한다.

일본을 알기 위해선 오랜 인내를 가지고 숱한 퍼즐 조각들을 한 장씩 서로 대조해 가며 제자리를 맞춰야 한다는 것. 예컨대 이어령 교수의 축소지향의 일본인도,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도,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도, 야마모토 시치헤이의 공기의 연구 모두 퍼즐 맞추기의 한 과정이자 그런 몇 장의 퍼즐 조각일 따름이라는 분석이다.

이 책이 찾은 일본에 대한 퍼즐 조각은 메센(目線), 부(富)의 향유 세대, 균일론(均一論), 와(わㆍ和), 전(戰)의 세계, 눈[目]의 지배 등이다. 이 퍼즐 조각, 즉 키워드는 이 책을 읽는 데 그리고 일본, 일본인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개념이다.

먼저 메센은 집단의 입장에 서서 세계를 보는 자세이자 한 번 정해지면 집단을 지키는 행동지침이다. 부의 향유 세대는 버블 시기를 보낸 자부심이 가득한 일본 전후세대로 전쟁에 대한 책임 의식이 희미하다. 균일론은 집단 내 구성원은 모두 균일해야 한다는 일본인의 믿음이다. 와는 다른 이들과 조화롭게 사는 삶의 방식을 뜻하며, 전의 세계는 와를 깨뜨릴 수 있는 잠재적 공포의 대상인 바깥 세계를 지칭한다. 눈의 지배는 서로가 서로를 주시하여 안의 세계를 지키는 제어 체계를 말한다.

해묵은 듯하면서도 아직은 서먹한 일본과의 관계에서 터야 할 물꼬를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저자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목을 차용해 "일본은 한국의 반대편에 떨어져 별개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 일부로 존재한다. 당구대 위에 놓인 4개의 공에도 일본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일본을 이해하는 퍼즐 맞추기를 통해 일본, 일본인을 찾아가는 여정은 재밌지만 때론 섬뜩함이 묻어나는 작업이었다고 그는 고백한다. 이러한 저자의 시각으로 모은 퍼즐을 맞춘 결과인와!(和) 일본은 일본이 앞으로 가려는 길과 방향 그리고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한편 저자 성호철은 1974년 제주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시절엔시인을 지망했고, 고려대 국문과에 들어갔다. 한때 열병처럼 일본 소설앓이를 했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원서를 열 번 넘게 완독했다. 도쿄에 넘어가 와세다대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공부했다. 한두 해 만에 포기하고 돌아와 서울에서 기자가 된 이후 10여 년간 테크놀로지와 미디어를 취재했다. 소통하는 문화권력 TW세대(저서), 손에 잡히는 유비쿼터스(번역서) 등 몇 권을 쓰거나 번역했다. 지난해엔 게이오대학 방문연구원으로 1년간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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