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학자 30년’ 책으로 묶다
매체명 : 서울신문   게재일 : 2010-09-11   조회수 : 4072
“특정 정파에 충성하는 언론이 지금 우리 저널리즘을 빈사지경(瀕死之境)으로 내몰고 있다.”

평소 언론을 향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뱉어온 한국의 대표적 언론학자인 김민환(65)씨가 칼럼집 ‘김민환의 언론 문화 시평-민주주의와 언론’(나남 펴냄)을 펴냈다.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로 30년간 걸어온 배움과 가르침의 길을 마감하면서 내놓은 책이어서 뜻이 깊다. 그는 지난달 31일 정년 퇴임했다.

전남 장흥 출생인 그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에 들어가 기자가 되고 싶었으나 학생운동으로 정학처분을 받아 난생 처음 가져 본 꿈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언론학자가 되어 언론에 대한 애정을 왕성한 기고활동으로 피력해 왔다.

그는 머리말에서 “대중매체에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걸 알지만, 언론현상에 대해 살피고 말하는 일이야말로 언론학자인 내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매스컴 교수”가 되고자 한 이유를 설명했다. 칼럼집에는 그동안 서울신문을 비롯해 한국일보, 중앙일보 등에 기고했던 93편의 글이 실려 있다.

그는 특히 급변한 언론 환경에서 원칙을 잃고 흔들리는 언론에 대해 꾸준한 비판을 가해왔다. 신문들이 정파성으로 제 스스로 신뢰를 깎아 먹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칼럼을 반복적으로 접할 때마다 민감한 촉수를 가진 언론학자의 고뇌가 읽힌다. 권력과 언론을 향한 고언은 현직 언론인들에게는 ‘입에 쓴 약’과 같고, 언론을 지망하는 이들에게는 나침반 구실을 해줄 만하다.

2010.09.11 서울신문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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