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 30년 마감… 섬에서 시나리오 쓸 겁니다"
매체명 : 조선일보   게재일 : 2010-09-01   조회수 : 4375
고려대 김민환 교수 정년퇴임식, 지인 100여명 모여
"여기 계신 분들과 함께 있어서 교수 생활이 행복했습니다. 배움 30년, 가르침 30년을 마감하고 전남 보길도에 내려가 영화 시나리오를 쓰며 제2의 인생에 도전하겠습니다."

31일 저녁 서울 광화문의 한 레스토랑에서 고려대 미디어학부 김민환(65) 교수의 정년퇴임식이 열렸다. 임상원 전(前) 고려대 교수, 차배근 전 서울대 교수,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 최장집 전 고려대 교수, 민주노동당 천영세 전 의원,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임권택 영화감독 등이 모였다. 김 교수의 스승, 제자, 동창 혹은 동료 교수인 지인(知人) 100여명이다.

그는 이날 언론에 기고했던 글을 모아 민주주의와 언론이라는 책을 냈다. 김 교수는 이 책에서 "대학 다닐 때 기자가 되고 당대의 논객이 되겠다는 희망을 가졌지만 운동권이 돼 정학처분을 받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후 지도교수인 당시 임상원 교수가 여러 번 불러 대학원 진학을 권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선생님께서 학비에 용돈까지 주며 돌봐주셔서 이날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고, 임 전 교수는 "자네가 열정과 용기를 갖고 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교수의 퇴직 후 꿈은 영화 시나리오 작가이다. 그는 임권택 감독과 가깝게 지내며 배우 배종옥을 박사 제자로 배출하기도 했다. 그는 "아내가 점을 봤는데 앞으로 글을 써서 떼돈을 번다고 하더라"며 "내 글로 영화를 만들면 잘 될 가능성이 크니 임 감독이 유념해 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실제로 김 교수는 보길도에 마련한 남은재(南垠齋)에 머물며 시나리오에 몰두할 계획이다. 고려대 최장집 교수는 "섬에서 시나리오를 쓰며 임권택 감독과 영화를 준비한다니 상당히 기대된다"고 했다.

2010.09.01 조선일보
김진 기자 mozart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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