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보는 경제이야기]광고에 빠져드는 치명적 유혹
매체명 : 내일신문   게재일 : 2010-09-24   조회수 : 4354
‘광고 글쓰기 아이디어 73’
천현숙 지음ㅣ나남ㅣ2만4000원

광고는 하나의 프로그램이다. 신문, 방송, 온라인의 불필요한 시간잡이에서 벗어나 당당한 하나의 메시지 전달매체로 바뀌었다. 광고 음악을 흥얼거리기도 하고 광고 카피는 분위기를 띄우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 광고 자체가 기사화돼 사회이슈로 부상할 때도 있다. 광고가 시대의 상황을 잘 반영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갖고 있는 탓이다. 광고의 소비자는 현실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고 광고는 그들에게 물건을 팔거나 이미지를 좋게 만들고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해야 하는 숙명을 갖고 있다.
‘광고 글쓰기 아이디어 73’은 광고인의 입장에서 광고 전략을 써놓은 책이다. 저자 천현숙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1988년부터 2006년까지 20년 가까이 애드플러스 한국광고 코래드 맥켄에릭슨 칼슨마케팅그룹코리아 메딕에서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디렉터로 일했다.
광고계의 아이디어뱅크를 만드는 교범이다. 순전히 광고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쓴 책이다. 8가지 기법을 73가지로 세분하고 235개의 광고를 보여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광고 생산자의 속내를 엿보는 재미가 있다. 그냥 지나친 광고들에 숨어 있는 광고제작자들의 ‘엉큼한 속셈’을 알아낸 쾌감도 느낄 수 있다.
더이상 광고의 유혹에 빠지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길을 가다가도, 신문을 보다가도 광고만 만나면 새록새록 책 속의 단어와 그림이 아른 거릴 수 있다. 그러나 촘촘하고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어 놓은 광고제작자의 함정에서 벗어나긴 쉽지 않아 보였다. 이 책은 어찌보면 즐겁게 함정에 빠지는 방법을 제공할지도 모르겠다.

2010.09.24 내일신문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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