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단테 지식 총망라한 백과사전
매체명 : 내일신문   게재일 : 2010-09-24   조회수 : 4864
‘향연’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김운찬 옮김ㅣ나남ㅣ2만5천원

불후의 명작 ‘신곡’을 쓴 단테 알리기에리의 ‘향연’이 출간됐다.
이 책은 ‘철학자 시인’ 또는 ‘시인 철학자’로 일컬어지는 단테의 철학과 사상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향연은 그의 저술 가운데 이론적 논의의 성격을 띤 최초 작품이자 정치활동과 철학적 연구에서 나온 성찰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신곡은 단테의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전의 작업들 없이는 총체적 승화는 불가능 한 것이고, 특히 향연은 신곡으로 넘어가기 위한 과도기적 작품이자 일종의 준비 단계였다.
단테는 본래 향연을 15권의 책으로 구상했지만 앞의 4권만 쓰고 나머지 부분은 미완성으로 남겼다. 제1권은 서론 역할을 하고, 나머지는 이전에 쓴 ‘칸초네’에 담겨 있는 의미를 해설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향연에서 다루어지는 주제들은 백과사전을 방불케 한다. 단테는 철학의 이름으로 시작한 논고를 통해 윤리학과 신학, 정치학, 천문학, 지리, 언어 등으로 확대해 나간다.
이를 위해 단테는 다양한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등 탁월한 철학자와 신학자뿐 아니라 라틴작가들 심지어 아랍권 학자들의 주장까지 참조하고 있다. 또 성경, 로마법 대전을 비롯해 다양한 저술들도 참조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향연이 단지 신곡 탄생의 산파역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테는 라틴어를 버리고 바로 피렌체 민중들의 언어로 향연을 썼다. 즉 단테는 중세 유럽에서 라틴어가 아닌 민중들의 토착적인 언어를 옹호한 위대한 학자들 중 한 사람이다.

2010.09.24 내일신문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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