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백선엽-박명림의 삶과 관계
매체명 : 헤럴드경제   게재일 : 2010-05-31   조회수 : 5931
백선엽은 1920년 평안남도 강서군 덕흥리에서 태어나 1939년 평양사범학교 졸업 후, 교직에 종사했다. 군인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봉천군관학교에 진학했고 졸업 후 간도특설대에 배속돼 3년 동안 만주국 장교로 근무했다. 열하성의 팔로군 토벌에 공을 세우고 고향인 평양에 들러 결혼한 후 소속부대에 복귀했다가 일제가 패망해 소련군에게 무장해제당하고 귀국했다. 한때 조만식을 찾아가 비서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일성의 공산주의 지배를 반대해 1945년 12월 24일에 월남했으며 국방경비대 중위로 임관해 5연대장을 맡았다. 이후 국군이 창설되면서 육본 정보국장을 거쳐 1950년 4월 1사단장(대령)으로 부임했다. 육본 정보국장 재직 시 여순반란사건 관련 숙군작업을 지휘했으며 이때 박정희 전 대통령(소령)을 구명해 주기도 했다.

6월 25일 서울에서 사령부의 전쟁 급보를 받고 그대로 문산 전선으로 달려간 이후 낙동강 방어선, 칠곡 다부동 전투, 38선 돌파와 평양 입성, 1ㆍ4후퇴 뒤 서울 탈환을 최선봉에서 이끌었다. 전쟁이 소강상태에 들어간 뒤엔 휴전회담 대표를 지냈고, 1953년 33세에 한국군 최초 대장에 올라 두 차례 육군참모총장의 중임을 맡다 1960년 군을 떠났다.

백선엽은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알아준다. 주한미군 사령관 부임식이나 이임식 때는 “존경하는 백선엽 장군”이라는 말로 인사말을 시작하는 전통이 있다. 미군 장성 진급자들이 가입하는 캡스톤그룹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의 필수코스가 ‘한국에 찾아가 백 장군 만나기’다. 주한미군 장성 모두가 참가하는 6ㆍ25 전적지 견학에도 반드시 백 장군을 초대한다. 미 국립 보병박물관은 백 장군의 6ㆍ25 경험담을 육성으로 담아 전시하고 있다.

박명림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전쟁 전문가다. 학국전쟁 연구로 고려대 박사학위를 받은 국내파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실장, 하버드대 하버드-옌칭연구소 협동연구학자 등을 지냈으며 연세대로 옮겨 국가관리연구원(전 김대중도서관) 사료센터장, 국학연구원 국제교류부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전쟁 연구에 바친 20여년 동안 방대한 1차 자료를 수집하고 수많은 관련 인사를 인터뷰하고 현장을 답사했다. 그의 연구는 그동안 6ㆍ25를 스탈린의 공산적화 전략으로 보는 전통주의와 계급 갈등으로 보는 수정주의의 이념 대립을 뛰어넘는 보편적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가 쓴 ‘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1996)은 박사학위 논문에 새로운 연구결과를 덧붙여 다시 쓴 역저로 한국전쟁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 책은 ‘90년대의 책 100 사회과학부분 1위’(1999), ‘한국의 책 100’(2005), ‘동아시아 100권의 책’(2009) 등에 선정됐다. 또 6ㆍ25 발발부터 1951년 1ㆍ4 후퇴까지 초기 6개월간 경과를 분석한 ‘한국 1950-전쟁과 평화’는 북 인민군 내부문서와 미 육군 참모부 극비문서 등 철저한 사료 고증을 통해 한국전쟁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놓고 있다. ‘월봉 한국학상’(1997), ‘한국정치학회학술상’(2003)을 받았으며,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100인’(2004)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한국전쟁의 기원과 전개에 대한 연구를 마치고 방대한 1차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전쟁의 영향’(전2권)을 집필 중이다. 영어, 일어, 중국어 본까지 발간될 한국전쟁 연구가 끝나면 박정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대우기자dewkim@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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