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10·26 비화’ 회고록 발간
매체명 : 대전일보   게재일 : 2009-08-03   조회수 : 5383
선 의원을 지낸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3일 박정희 정권의 비화를 담은 회고록 ‘5·16과 10.26, 박정희, 김재규 그리고 나’를 발간했다.

이 전 의장은 책 서문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정치적 스승이었고, 김재규 부장은 중학교(대구 대륜중) 스승이었다고 특별한 관계를 소개했다.

이 전 의장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대통령 시해라는 10·26 사건에 이른 박정희 정권의 비극을 권력내부의 갈등과 차지철 경호실장의 ‘권력 2인자로서의 군림’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해사건의 직접적 동기는 박 대통령, 김 부장, 차 실장 3자간의 미묘한 갈등관계”라며 “정권 말기 김 부장은 비교적 합리적이고 온건한 편이었으며, 차 실장은 강경 일변도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차 실장을 너무 편애하고 모든 문제를 처리함에 있어 김 부장보다 차 실장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고 소개했다. 심지어 차 실장 앞에서 김 부장에게 면박을 주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한다고 술회했다.

이 전 의장은 “김 부장은 1979년 10.26 사건 전에 나를 만났을 때 ‘차지철 때문에 골치가 아파 죽겠다. 그가 모든 일을 제맘대로 하려고 하니 여간 큰일이 아니다’고 푸념했었다”고 적었다.

차지철 실장에 대해 이 전 의장은 “막강한 권력을 쥐고 2인자처럼 행세했다”고 평가한뒤 중요 사안에 대해 대통령에게 직보를 했으며, 국회내에도 자신의 비밀조직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차 실장은 공화당의 모든 간부회의를 좌지우지했고, 행정부 장관 뿐아니라 당 간부들도 그에게는 꼼짝 못하는 형편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의장은 박정희 정권의 비극적 몰락의 원인에 대해 무리한 3선 개헌과 72년 10월 유신 이후 장기집권에 따르는 권력 심층부의 타락과 부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권 몰락의 결정적 원인으로 김대중 납치사건, 김영삼 제명사건, 10대 총선에서의 공화당 패배, 그리고 광범위한 민심이반 및 부마사태를 꼽았다.

서울=한경수 기자hkslka@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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