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이관구에서 공정보도 길 찾자"
매체명 : 연합뉴스   게재일 : 2009-04-03   조회수 : 5183
조맹기 현대 커뮤니케이션 사상사 출간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 "성재(誠齋) 이관구(李寬求.1898-1991)는 좌우 진영이 격돌하던 해방정국에 불편부당의 중립을 유지하고자 했던 언론인이었습니다."
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교수가 지은 현대 커뮤니케이션 사상사(나남 펴냄)는 현대 언론사상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존 로크, 마셜 맥루한, 위르겐 하버마스 등 주로 서구 사상가들의 언론철학을 소개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존 로크의 자유사상이나 "의회가 종교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떤 법도 만들지 마라"고 명시한 미국 연방수정헌법 제1조 등에 뿌리를 둔 공화정 언론의 발전과정을 탐색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저자가 책의 마지막 장(章)에서 다룬 논문 좌ㆍ우 최전선에서의 성재 이관구는 서구 공화정 사상에 바탕을 둔 자유주의 언론사상이 이 땅에 어떻게 이식됐는지 보여준다.

일제 강점기 교토대 경제학부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을 배운 이관구는 1927년 조선일보에 입사한 이후 진보적 색깔을 띠었던 조선중앙일보에서 주필과 편집국장으로 활동하기까지 주로 사회주의에 경도된 글을 썼다.

그는 당시 "언론자유를 자본주의 제도의 개인주의적 자유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거나 "언론기관이 각 정당 각 계급의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 투쟁의 무기인 것 같이 조선의 언론기관도 이러한 사명을 떠나서는 사회적 근거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고 주장하며 당파성 신문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해방 후 자유주의 언론관을 갖고서 당파성 신문을 배격했다. 그 대신 사회의 목탁, 공론의 면경(面鏡), 공평무사 등 객관보도에 관심을 뒀다.

저자는 "사회주의 계열로 시작해 민주공화정 쪽으로 기울어진 이관구의 활동은 우리나라 자유주의 언론 발전과정과 궤를 같이 한다"면서 "그는 자유주의 언론관을 토대로 해방 후 서울신문 주필과 편집국장으로 활동하며 모스크바 3상 회의를 둘러싼 찬ㆍ반탁 논란 속에서 좌ㆍ우 진영을 모두 수용하고 조화시키고자 힘쓴 논객이었다"고 말했다.

저자는 "커뮤니케이션이야말로 공화정의 바탕을 이룬다"면서 "요즘 국내에서 벌어지는 미디어 겸영 논란 등은 결국 언론의 본질이 소통에 있다는 것을 잊고 기술문제나 사업 측면을 강조한 데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438쪽.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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