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모르는 교수는 순진한 아마추어일 뿐
매체명 : 조선일보   게재일 : 2009-04-04   조회수 : 5165
대학교수, 그 허상과 실상
김동익 지음|나남|232쪽|1만2000원
언론인 출신으로 용인 송담대학 총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서두부터 "교수는 가부좌를 틀고 세월의 무상함을 되뇌기보다는 시장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단언한다.

흔히 대학은 기업과 다른 특수 조직이라고 하지만 이는 "조직이나 경영을 잘 모르는, 순진한 아마추어가 하는 말에 불과"하며 "대학 간 경쟁은 시대적 요청이고 세계적 추세"라는 것이다.

바둑판이나 장기판도 멀리서 볼 때 수가 잘 보이듯, 조직 간 울타리를 넘나들었기에 저자의 눈에는 대학의 실상이 더욱 뚜렷하게 보인다.

서울의 한 고교에는 대학 입학을 홍보하려는 교수가 너무 많은 나머지 "잡상인 및 교수 출입 금지"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대학 운영권을 두고 형제나 가족 간에 다툼이 일어나면, 학교 구성원들도 따라서 패거리가 나뉘며 몸살을 앓게 된다. 반면 "강의와 외부 회의가 겹치면 회의에 가지 말아야 한다"며 본분에 투철한 교수도 적지 않다.

대학 총장의 직선제가 지닌 허점을 지적하고, 백화점 식으로 나열된 학과 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저자의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학내 파벌 다툼을 우려하고, 교수 임용의 실상을 염려하는 저자의 문제의식에는 자연스럽게 공감이 간다.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세계 경쟁력 연차 보고서에서 나타난 한국 대학 교육의 질적 수준은 55개국 가운데 53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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