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진리와 정당화'
매체명 : 연합뉴스   게재일 : 2009-02-05   조회수 : 5847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진리와 정당화 = 위르겐 하버마스 지음. 1996년과 1998년 사이에 쓰인 하버마스의 철학 논문 8편을 모았다. 언어화용론적 전회 이후의 실재론이라는 긴 내용의 서문도 실렸다.

사회 과학 이론에 정진하던 하버마스가 순수 이론 철학적 문제들이라고 부르는 자연주의 문제와 실재론(實在論)을 본격적으로 다룬 저서는 1968년 출간된 인식과 관심 이후 약 30년 만이다.

해석학적 철학과 분석철학, 상호이해의 합리성에 대한 논문을 비롯해 칸트와 헤겔을 논한 칸트에서 헤겔로, 탈선험화의 길 등을 수록했다. 하버마스는 이 논문집에서 칸트가 말한 실용주의에 기대 논지를 전개한다.

칸트적 실용주의란 인간의 인식을 자연의 거울이라고 보는 이른바 플라톤적인 재현주의적 인식모델을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리처드 로티처럼 진리 개념 자체까지 부인하는 맥락주의적 상대주의도 수용하지 않는 태도를 말한다.

하버마스가 보는 이 같은 칸트적 실용주의의 핵심은 인간이 삶 속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오류를 수정하며 반론에 대해 재반론하는 지적 과정으로 인간의 인식을 본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진리를 인식적 개념이 아니라 실천 속에서의 성공 개념과 결부시키는 실용주의적인 것으로 설명한다는 점도 독특하다. 하버마스는 이를 비 인식적 진리개념이라고 말한다.

진리란 이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만약 우리가 참이라고 간주한 것이 실제 삶 속에서 "무언가에 걸려"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그것의 진리성을 의심하고 검증해 봐야한다는 것이다.

나남. 윤형식 옮김. 456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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