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CEO에서 소설가로… 84세에 첫 작품 내
매체명 : 조선일보   게재일 : 2023.05.05   조회수 : 60

“60년만에 꿈을 이루니 감회가 남다르네요.”

 

첫 소설 목숨’(나남·3)을 최근 낸 하기주(84)씨가 전화 너머에서 말했다. 코오롱 사장(1989~1994) 등을 지내며 평생 기업에서 일한 그의 꿈은 소설을 내는 것이었다. 고교 시절 문예반장을 했고 문학 작품을 즐겨 썼던 문청(文靑)이었으나, 서울대 경제학과에 진학했다. “6·25전쟁 때 부친이 돌아가셔서, 모친이 가계를 이끄셨어요. 두 동생도 있고, 대학 졸업하자마자 집안을 이끌어야 해 인문 계열로는 갈 수가 없었죠.” 그 대신 사회 생활을 끝내고 나서 소설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책 출간은 쉽지 않았다. ‘목숨23년 전 회사를 나온 뒤 2년에 걸쳐 쓴 작품. 기업인으로 지내면서도 소설을 손에서 놓지 않고 읽은 덕분이다. 그러나 등단한 다음 책을 내는 게 어떻겠냐는 김치수 문학평론가의 조언에 따라, 신춘문예 등에 몇 차례 응모했으나 계속 떨어졌다. “작품을 (가슴에) 묻어놓고 보니 굳이 책으로 내야 하는가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점점 욕심이 생겼고, 출판사와 인연이 닿아 빛을 보게 됐습니다.”

 

소설은 일제강점기가 끝날 무렵, 마산 지역 사람들의 굴곡진 인생 이야기를 그린다. 마산은 작가의 고향. “바다를 배경으로 쓴 장편이 국내에는 잘 안 보여서 바다, 마산을 소재로 삼았어요. 고향을 찾아 작품과 관련된 자료 조사를 많이 했습니다.”

 

작가는 팔순이 넘어 데뷔한 것에 대해 인생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깊이 있게 쓸 수 있었다고 했다. “삶을 관조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요즘도 글을 계속 쓰고 있습니다. 집중해서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목숨.jpg

기사 원문보기

첨부파일 목숨.jpg
이전글 [목숨] 굴욕의 일제강점기 마산 사람들의 삶
다음글 [시진핑의 중국몽과 미디어 전략] [200자 읽기] 中공산당의 미디어 관리 방식
prev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