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한일 파트너 관계의 '암초'
매체명 : 연합뉴스   게재일 : 2008-10-28   조회수 : 6209
한국과 일본의 역사인식 출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한류와 일류로 한일간 문화 교류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유독 한 걸음도 진전하지 못하는 영역이 있다.

바로 독도와 야스쿠니 신사, 위안부 문제가 얽히고설킨 역사분야다.
툭 하면 터져 나오는 일본 정치인의 독도 망언에서부터 야스쿠니 신사참배까지, 역사문제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가로막는 덫이다.

최근 출간된 한국과 일본의 역사인식(나남 펴냄)은 한국의 주류 사학계와 진보 계열의 일본 지식인의 주장을 통해 역사 왜곡을 일삼는 일본의 실체를 파헤친 책이다.

이 책은 지난 2006년 2월 창립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독도해양영토연구센터가 출판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선보인 첫 결실이다.

독도해양영토연구센터는 지난해 4월부터 현대송 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 교수, 강덕상 시가현립대 명예교수 등 12명의 필자들을 섭외해 최근에야 교정작업을 끝마쳤다.

독도해양영토연구센터는 국문판에 이어 다음달 영문판도 낼 예정이다. 영문판에는 김영작 호세이대 객원교수의 글이 추가된다.

책은 역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잘못된 역사인식의 허구성을 짚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호리 카즈오 일본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가와카미 겐조의 다케시마의 역사지리학적 연구(1966년)를 비판하면서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독도가 근세 초엽 이래 일관되게 일본 영토였다는 가와카미의 주장은 "1877년 당시 일본 최고기관이었던 태정관이 정식으로 독도를 일본의 판도 밖"이라고 묘사한 점에서 허구임이 밝혀졌다고 주장한다.

이어 "조선은 15세기부터 독도에 대한 영유의식을 갖고 있었으며 독도를 영토에 편입한 1905년 일본의 조치에 대해 알게 되자마자 곧바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면서 조선의 독도영유권 주장이 정당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또 나이토 세이츄 시네마대 명예교수는 일본의 다케시마 고유영토론에 대한 의문이라는 글을 통해, 그리고 대표적 지한파인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동아시아의 영토문제에 관한 일본의 정책이라는 글을 통해서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을 정면 반박한다.

아울러 다카하시 테쓰야 도쿄대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 교수는 "야스쿠니 신사에 A급 전범의 합사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일본의 태도는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하고, 공로명 전 외무장관은 "독도문제나 역사교과서 문제는 한일 관계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라고 강조한다.

지적인 한류를 강조한 강덕상 일본 시가현립대 명예교수의 논문 한일 역사마찰의 배경도 눈길을 끈다.

그는 "최근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의 내용을 검증해 보면 시각과 청각, 미각으로 한정돼 있다"며 "일본 사람들은 한국에 대한 지적인 이해가 결여돼 있어 쉽게 혐한론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즉, 한국문화의 장점을 말하다가도 대화 상대인 한국인이 "독도문제, 위안부 문제, 교과서 문제 등을 언급하면 (일본인들이 한국에 대해) 몇 번을 사죄하면 만족 하겠는가"라며 혐한론으로 빠져든다는 것.

강 교수는 "한류 붐을 지지하는 일본 민중이 혐한론, 한국 때리기를 하는 모순된 현상은 한국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지적하면서, 제대로된 한국 역사를 일본 민중이 알 수 있도록 하는 지적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이밖에 기미야 타다시 도쿄대 교수는 냉전체제라는 큰 틀 속에서 한일관계를 들여다보고, 윤명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관은 일본군위안소 제도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주요 쟁점을 짚는다.

436쪽. 2만5천원.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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