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한국문학의 거목 ‘황순원’,
그의 소설 속에서 찾는 한국 샤머니즘과 예술적 원형의 흔적
황순원 소설에 녹아든
한국 재래의 토착정서와 원시적 생명력의 미학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을 동경하는 낭만주의자지만 프로테스탄티즘적인 절제를 통해 현실감각을 잃지 않음.” 이것이 세기의 평론가 김현과 김윤식이 본 황순원이다. 그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이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저자 김주성은 황순원과 샤머니즘에 주목한다. 샤머니즘은 양적ㆍ질적인 밀도 차이가 있을 뿐, 거의 대부분의 한국 현대소설에서 그 수용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샤머니즘은 맥맥이 흘러온 역사와 문화의 전통 속에 깊은 기층으로 자리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제1부 ‘황순원 소설의 샤머니즘 수용양상’에서는 황순원의 단편 11편(〈닭제〉,〈산골아이〉,〈별〉,〈세레나데〉,〈청산가리〉,〈소나기〉,〈두메〉,〈잃어버린사람들〉,〈어둠 속에 찍힌 판화〉,〈탈〉,〈비늘〉)과 장편《일월》을 집중 분석하여 황순원 소설에 나타난 샤머니즘의 수용양상을 고찰했다.
황순원과 김동리, 샤머니즘과 기독교 간의 첨예한 대립을
문학으로 승화시키다
제2부에서는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황순원과 김동리의 대표작인《움직이는 성》과《을화》에 드러난 샤머니즘과 기독교에 대해 고찰했다. 황순원과 김동리는 1930년대 후반 문단에 등장하여 1990년대 전반까지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간, 동시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양대산맥이다. 김동리는 등단 초기부터 샤머니즘을 전인미답의 새로운 경지로서 개척해나간 한편, 황순원은 토속 세계에 대한 애착을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샤머니즘 요소들을 자연스레 작품 속에 녹여냈다. 외래종교인 기독교가 토작화하는 과정에서, 전통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샤머니즘과 대립각을 세웠던 것은 필연적 과정이었다. 이 둘의 상호대립과 습합의 문제를 황순원과 김동리는 각자의 장편소설《움직이는 성》과《을화》에서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