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시장에서 생산과 수용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집단과 그것을 소비하는 집단의 구분이 명확했고, 두 집단 간의 관계도 수직적이고 일방적이었다. 그러나 미디어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대중들의 문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수용자들은 점점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로 ‘진화하며’ 미디어 환경을 변화시키게 되었다. 요즘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슈퍼스타 K〉의 경우를 살펴보자. “내일은 당신이 주인공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이 프로그램에서는 그동안 조용히 방에서 TV를 시청하며 노래를 듣는 데 만족했던 시청자들이 스스로 스타가 되기 위해 ‘출연자’로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ARS를 통해 노래의 순위를 매기는 ‘평가자’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감상의 글을 남기는 ‘모니터’도 모두 시청자들이다. 시청자에 의한, 시청자를 위한, 시청자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수용자 진화: 신기술과 미디어 수용자의 변화》는 이처럼 미디어 시장에서 수용자의 힘이 커지는 새로운 변화를 감지하고, 그 변화의 모습과 흐름을 파악하고자 했다. 이 책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수용자에 대한 이해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수용자의 관심을 측정하는 방식이 미디어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살펴본다. 아울러 경제ㆍ사회ㆍ정치적 맥락에서 수용자 산업의 이해 당사자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교섭하며 수용자의 의미를 재구성하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미디어 전공자들뿐만 아니라 수용자와 관련된 일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영감을 줄 수 있다. 방송이나 광고 종사자들은 이 책을 통해 콘텐츠 제작과정에서 수용자들의 피드백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최첨단의 미디어를 개발하는 사람들은 기술이 사용되는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는 신중함을 배울 수 있을 것이며, 미디어 정책을 구상하고 집행하는 사람들은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고 미디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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