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청각장애인(농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농인과 친구가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안내서인 《데프 & 데프》 (Deaf & deaf)의 등장은 이런 의문과 함께 태어났다. 어느 날 갑자기 이 세상의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듯하다. 그러나 정작 안 들리는 답답함을 잘 모르는 건청(健聽)인은 실제로 청각장애인(농인)이 어떤 고통과 어려움을 겪는지 알 수 없다. 많은 논란을 낳은 영화와 소설 <도가니>의 배경인 인화학교는 세상과의 소통이 어려운 농(聾) 사회의 극단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도가니>의 작가인 공지영 씨가 어느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농 사회는 ‘고립된 섬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이제야 세상이 그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하지만(그들은 늘 소통하려 했다!), 아직도 농 사회의 장벽은 높기만 하다.
이런 장벽을 부수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온 사회복지학 교수이자 수화통역사인 저자는 독자들이 《데프 & 데프》 (Deaf & deaf)를 통해 소통의 부재와 이해의 장벽에 가로막힌 농 사회에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이 책은 절대 수화 책이 아니다. 단지 수화만을 배우려고 이 책을 선택했다면, 당장 서점에 가서 환불하라고 말하면 안 되겠지만 이 책 대신 저자의 다른 책을 권하고 싶다. 수화는 농인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지 수화를 좀 한다고 농인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수화가 아닌 농인과 농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이들의 삶에 대해 전혀 모르던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했다.
★책의 제목은 무슨 의미일까?★
‘Deaf & deaf’는 청각장애인으로 불리는 농인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용어로, ‘Deaf’는 언어적ㆍ문화적으로 소수 집단을 지칭할 때 사용하며, ‘deaf’는 병리적으로 농인을 설명할 때 사용한다고 한다.
이 책의 부제는 ‘농인과 친구가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안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