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형식으로 쓴 “탄천의 시”
한동화 시인, 시집 『숯내에서 쓴 여름날의 편지』 출간
시인 한동화(본명 한택수) 씨가 세 번째 개인시집 『숯내에서 쓴 여름날의 편지』(나남출판)를 출간했다. 지난해 동시집 『머리가 해만큼 커졌어요』를 펴낸 지 1년만에 신간 시집을 냈다. 발문을 쓴 윤석산(尹石山. 제주대 교수) 시인은 "최근 1년여 동안 3, 4일에 한 편씩 시를 쓰는 시인의 성실함에 놀랐다. 왜 그렇게 붙들려 있을까?"라면서 "그는 붙들려 있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더 나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직장에서 정년퇴직 후 시만 생각하며 지냅니다. 읽고 쓰고 하다 보니 밀린 숙제가 많구나, 여겨졌어요"라고 말하는 시인은 "오래 매여 있던 직장생활에서 풀려나 시를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라고 한다. 그는 동시부터 다시 읽고 쓰곤 했다. 지난해 출간한 동시집은 그 결실이고, 시 쓰기의 길로 다시 들어섰다는 것. 그러니까 이 시집은 동시에서 시 쓰기로 건너가는 과정의 작품들이다.
나를 알고 싶어
숯내 여울 가에 와 있습니다.
삶과 빗줄기가
급한 물길을 만들면서
더러 흙빛으로 흐르곤 했습니다.
시를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긴 편지를 씁니다.
-'헌사' 전문
10행 안팎의 짧은 시 72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작품 전체가 한 편의 편지이다. 헌사 포함 73편의 시가 한 편으로 이루어진, 10행 안팎의, 편지 형식의 시이다. 낮은 톤으로, 그리고 경어체(敬語體)로 말하는 이 편지들은 서정의 간지러운 곳을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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