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극복과 근대화의 여정에 대한 진솔한 체험사의 가치
저자는 공직 은퇴 후 고달팠던 만큼 가치 있는 그 과정을 되새김하고 기록하기 위해 배낭 하나 메고 조국 근대화의 현장을 누볐다. 경주의 암곡리, 영덕의 창수리, 울진의 산골, 하동의 지리산 자락, 사천의 빈촌, 삼척의 벽촌 등에서 배고픈 시절의 사연을 직접 듣고 메모했다. 이를 책으로 만드는 데 10년이 걸렸다. 수원의 “녹색혁명 성취의 탑” 앞에서는 식량의 자급자족을 이룬 감회에 젖어 운다. 어느 대목은 객관적 기록이고 또 어느 대목은 한과 정이 담긴 서정시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다소의 혼란에 빠질지 모른다. 이성과 정감이 혼재하고 사실과 사유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대사 체험의 기록 의지는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주었다. 저자의 심정에 공감하여 이 책에 발문을 쓴 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는 저자에 대해 무엇보다도 “한반도의 절대가난을 불식시키려는 사생결단의 시도였던 산업근대화”에 일익을 담당한 ‘공신록’에 올릴 이름이라고 평가한다.
일독을 권하는 이유를 대라면 한두 가지가 아니겠으나 꼭 하나만 말하라면 한국의 경제기적과 저자 개인의 인간완성에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독자들은 책 속에서 오늘의 한국을 만들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진한 지도자 박정희를 만날 수 있고 ‘조국 근대화의 견인차’였던 ‘새마을운동’의 시작과 과정, 그 성과와 의미를 체험할 수 있다. 근대화의 철학을 일선에서 구현하는 데 일생을 보냈던 저자와 책을 통해서나마 소통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는 수고는 아깝지 않을 것이다. 한강의 기적에 얽힌 비사(秘史)를 알고 싶은 후학들과, 특히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국가와 민족 그리고 인생의 의의에 대해 소중한 자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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