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래학회에서는 한국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회현상인 ‘배움’에 대해 논한《배움과 한국인의 삶》을 펴냈다.《멋과 한국인의 삶》,《불과 한국인의 삶》,《땅과 한국인의 삶》등에 이어 미래학회가 내는 ‘한국인의 삶’ 시리즈 중 하나로, 교육학자, 전 교육부 장관, 교사 등 교육학계 여러 분야에 몸담고 있는 필자들이 교육현안에 대한 다양한 입장과 견해를 밝혔다.
배움의 정신부터 미래까지
이 책은 배움의 정신, 배움의 근본, 배움의 일선, 배움의 실용, 배움의 미래, 이렇게 다섯 가지 주제로 이루어졌다. 우선, ‘배움의 정신’이라는 주제하에서는 교육학자 정범모, 전 연세대 교육학과 김인회 교수 등의 글이 모였는데, 교육학계의 원로들은 특히 배움에서의 창의력과 즐거움을 강조했다. 그리고 ‘배움의 근본’에 대해서는 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최정호 교수와 전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형국 교수 등이 말하기와 글쓰기에 대해 각각의 주장을 펼쳤다. ‘배움의 일선’이라는 주제에서는 전 교육부 장관 안병영과 계명대 이진우 총장, 서울고등학교 교사 송두록 등이 현장체험에서 비롯된 생생한 글을 담았고, ‘배움의 실용’에서는 연세대 사회학과 한준 교수, 성신여대 경제학과 강석훈 교수 등이 사회제도, 교육투자 등에 대해 논했다. 마지막으로 ‘배움의 미래’라는 주제에서는 간디학교의 양희규 교장이 대안학교에 대해서, 그리고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최재천 교수와 강남대 신학부 김흡영 교수가 통섭에 대해 찬반 입장을 밝혔다. ‘통섭’에 대한 찬반 양론 소개
이 책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통섭에 대한 최재천 교수와 김흡영 교수의 입장이다. 최재천 교수는 분과학문의 20세기가 저물고 통섭학문의 21세기가 열렸다고 주장한다. 사회생물학자 윌슨의 주장에 기초한 그의 통섭론은 학자들이 진리의 궤적을 따라 과감히 학문의 국경을 넘나들 것을 요청한다. 이러한 통섭노력이 가장 먼저 결실을 맺어야 할 곳은 교육이며, 특히 고령사회에서 언제 어떤 직업으로 갈아타고 변신이 가능하도록 융통성과 응용력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에 반대하는 김흡영 교수는 윌슨의 통섭론에서 타학문에 대한 정복적 수사학과 과학제국주의, 인문학과 사회과학에 대해 자연과학의 우위를 내세우는 근본적 환원주의의 폐해를 읽는다. 자연과학자들이 균형잡힌 태도로 신학자, 인문학자, 사회과학자들에게 공존관계를 인정할 때 미래 학문을 위한 적절한 통합시나리오가 잉태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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