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콘 : 미술과 문학의 경계에 관하여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 지음 윤도중 옮김

판매가(적립금) 14,000 (700원)
분류 학술명저번역총서(학술진흥재단) 1260
판형 신국판
면수 280
발행일 2008-01-10
ISBN 978-89-300-8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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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도서 금액     14,000
많은 예술비평가들은 미술과 문학의 일치로부터 세상에 다시없는 설익은 결론을 도출했다. 그들은 문학을 억지로 미술의 좁은 테두리 안으로 밀어 넣기도 하고, 또 미술로 하여금 문학의 넓은 영역을 채우게 하기도 한다. 어느 한쪽에 맞는 모든 것은 다른 쪽에도 허용되어야 하고, 어느 한쪽에서 쾌감이나 불쾌감을 주는 모든 것은 반드시 다른 쪽에서도 쾌감이나 불쾌감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런 생각에 빠져서 자신만만한 어조로 아주 얄팍한 평가를 내린다.
이 사이비비평은 부분적으로 작가들을 현혹시켰다. 그것은 문학에서는 묘사벽(描寫癖)을, 미술에서는 알레고리벽을 낳았다. 시가 무엇을 그릴 수 있고 또 그려야 하는지 모른 채 시를 말하는 그림으로 만들려 하며, 미술이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고 또 일종의 인위적인 문자로 변질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일반적인 개념을 어느 정도까지 표현할 수 있는지 숙고하지 않은 채 미술을 소리 없는 시로 만들려고 한다. 이와 같이 잘못된 미적 안목 그리고 저 근거 없는 평가를 반박하는 것이 이 글의 주된 의도이다.
 
출판사 서평
독일 시민정신의 기수이자 근대 희곡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레싱의 대표작인《라오콘》이 출간되었다. 트로이의 왕자 라오콘과 그 아들을 소재로 하는 고대 조각상을 놓고 ‘미술과 문학의 경계에 관하여’를 논한 저서로서, 근대 미학 담론의 시작으로 간주된다. 또한 문학이 미술보다 가능성이 더 많은 예술임을 밝힌 근대 문학비평의 고전이기도 하다. 이 책은 1766년 출간 때부터 비상한 주목을 받아 19세기에 미학의 캐논의 반열에 올랐으며, 1980년대에도 이 책을 바탕으로 기호학적 미학을 정립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질 만큼 현실성을 잃지 않고 있다.
헬레니즘 예술의 대표작, 라오콘
헬레니즘 시대는 그리스의 몰락기로 이 시기의 조각은 매우 역동적이고 극적인 성격을 띠는데, 이런 특징이 라오콘에서 잘 나타난다. 라오콘은 본래 트로이의 왕자이자 아폴론의 신관이다. 그리스 연합군이 거대한 목마에 병사를 숨겨놓고 퇴각하는 척 했을 때, 그는 이를 의심하면서 목마의 옆구리에 창을 던졌다. 그러자 바다에서 거대한 뱀 두 마리가 나타나 라오콘과 그의 두 아들을 공격했다. 하늘의 비밀을 누설한 죄로 그는 두 아들과 함께 신들이 보낸 뱀에 칭칭 휘감겨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기원전 2세기에 활동했던 로도스 섬 출신의 아게산드로스, 폴리도로스, 아테노도로스는 뱀에 감긴 라오콘 3부자의 조상을 공동으로 제작했다. 독일의 미학자 빙켈만은《회화와 조각에서 그리스 작품의 모방에 관한 생각》(1755)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이 조각상을 칭찬하여 지식인들의 관심을 끌어모았고, 이에 자극을 받아 독일의 계몽주의 사상가이며 극작가 겸 평론가였던 레싱이《라오콘》을 구상하게 되었다.
근대 미학 담론의 시작이자 문학비평의 고전
빙켈만은 예술이 그리스에서 완성됐다고 여겨 사람들에게 그리스 미술을 모방하라고 권했다. 특히 ‘라오콘 군상’은 고귀한 단순함과 고요한 위대함을 가진 작품이라고 했으며, 이는 당대의 바로크식 전통을 더욱 공고히 했다. 레싱의《라오콘》은 이런 전통을 타파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그는 미술과 문학의 본질을 규명하고 차이를 밝힘으로써 문학을 미술의 지배로부터 해방하고, 나아가 문학이 미술보다 상위의 예술임을 논증하려고 했다.
레싱의 견해에 따르면 문학은 행위를 그리는 것이다. 연속되는 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문학에는 시공간의 제한이 없지만, 사건의 ‘가장 함축적이고 생산적인 순간을 포착할 때만 행위를 그릴 수 있는’ 미술은 시공간의 제한을 받는다. 문학은 감정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에 있어서도 미술보다 앞선다. 레싱의 풍부한 지식과 자유분방하고 날카로운 지성, 신선하고 명확한 사고, 빈틈없는 논리 전개는《라오콘》에서 유감없이 발휘되며, 출간 직후부터 뜨거운 관심의 표적이 되었고 그 영향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2009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도서 선정

옮긴이 머리말
머리말
일러두기
1~29장
옮긴이 해제
레싱 연보
인명해설
약력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
레싱은 1729년 카멘츠에서 태어나 라이프치히대학과 비텐베르크대학에서 공부했다. 목사인 부친의 뜻에 따라 신학 공부를 시작했으나 문학에 끌려 신학자의 길을 접고 일찍이 문필활동과 언론계에 투신했다. 일생 동안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다가 1781년 눈을 감았다. 레싱은 독일 계몽주의 시대에 문학평론가, 작가 그리고 언론인으로서 문화 전반에 걸쳐 빼어난 업적을 남겼으며 독일 문학이 낙후성을 극복하고 세계문학의 정상권으로 도약하는 준비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독일 최초의 자유문필가, 시민비극의 창조자, 전제군주제와 교조적 루터교의 비판자, 시민계급의 선구자, 관용과 지혜의 화신, 나탄의 창조자, 독일 근대희곡의 아버지 등으로 칭송된다. 독일 최초의 시민비극작품인《사라 삼프존 아가씨》, 독일 3대 희극의 하나로 꼽히는《민나 폰 바른헬름》, 그리고《에밀리아 갈로티》,《현자 나탄》 등이 대표작이다. 그밖에 주요 저술로는《라오콘》을 위시하여《비극에 관한 서신교환》,《문학편지》,《함부르크 연극평》,《에른스트와 팔크》,《인류의 교육》등이 있다.
윤도중
옮긴이 윤도중(尹度重)은 서울대학교 문리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뮌헨대학, 본대학, 마인츠대학에서 공부했다. 주한독일문화원, 전북대학교를 거쳐 현재 숭실대학교 독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레싱 드라마와 희곡론》이 있고, 역서로는《레싱: 필로타스, 민나 폰 바른헬름》,《레싱 희곡선: 현자 나탄, 에밀리아 갈로티》,《괴테 고전주의 희곡선》,《칼 추크마이어: 퀘페닉의 대위》,《독일대표희곡선집Ⅰ(근대편, 공역)》,《레싱 전설》,《콜럼버스》,《노벨》등이 있다. 이 외에도 레싱, 괴테, 실러 등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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