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글쓰기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기획 지음

판매가(적립금) 9,000 (450원)
분류 나남산문선 71
판형 4*6판
면수 208
발행일 2008-01-10
ISBN 978-89-300-0871-6
수량
총 도서 금액     9,000
2008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교양도서
2008 1월 '거실을 서재로'(대한출판문화협회) 선정도서
 
한국의 내로라하는 작가 아홉 명이 풀어놓은 자신의 삶과 책 이야기.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펼친 독서강연회 연사들의 글을 묶은 것이다. 아홉 명 작가들의 책과의 첫 만남, 그리고 그것에서 얻은 희열과 감동, 그리고 읽기에서 쓰기로 옮겨가는 작가들의 어릴 적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책의 숲에서 발견한 문학의 길
싸아악, 하는 소리가 났다. 쥐벼룩이 떼로 몰려오나 싶었지만 쥐벼룩은 그런 소리를 낼 정도로 크지 않았다. 그 소리는 바로 내 정수리의 머리카락이 감동으로 곤두서는 소리였다.…나는 문학이 가지고 있는 본질, 보편의 감동에 닿았던 것이었다. 난생 처음 경험하는 감정, 감각에 나는 당황했다. 왜 머리카락이 곤두설까. 왜 눈꼬리가 시큰할까. 왜 침이 마르고 혀끝이 아릿할까. 나는 일어나 앉아서 다시 그 동시를 읽었다. 마찬가지였다. 아니 더 심해지는 것 같았다. 아예 눈물이 나려고 했다. 나이가 두 자리 숫자인 남자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눈물이. 나는 얼른 동시집을 책장에 꽂고는 밖으로 나왔다.
―성석제,〈문학의 뿌리와 샘, 감동〉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이 저자들에게 책은 어떤 의미일까? 김용택은 책을 읽으며 새로운 세상에 대한 사랑을 얻었으며 자신을 찾아온 책들이 자신이 지금의 모습으로 살기를 원했다고 말한다. 성석제는 한 권의 책으로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감동을 맛본 이후 그 감동과 느낌을 재현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회상한다. 안정효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며 읽은 수많은 세계명작들이 번역가로서의 활동에 다양한 밑거름이 되었고, 책읽기가 자신의 나아갈 방향을 설정해 주었다고 밝힌다. 김원우가 자신의 글쓰기 소질은 “책읽기에서부터, 또 어떤 감상문을 자발적으로 기록해 버릇한 천성에 빚지고 있다”고 말한 것처럼, 이 책 속의 독서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아홉 작가들이 운명처럼 자연스레 문학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음을 알게 된다. 이미 책의 숲에 발을 들여놓은 그들은 문학이 가진 본질, 보편이 주는 감동에의 이끌림에 저항할 수 없었고 그것을 글쓰기라는 방법으로 소화해내야 했던 것이다.

나의 삶, 나의 글쓰기
사람들은 말했다. 너의 불행이 너의 시를 존재케 한다고. 그러나 나는 아니었다. 어찌 시가 문학이 인간의 불행을 담보로 주어지는 것이던가. 아니다 아니다. 나는 하느님께 대들었다. 적어도 신은 인간에게 그런 보상의 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나는 외치며 비명을 질렀던 것이다.
―신달자,〈문학적 자전 - 여자의 길, 문학의 길〉
신달자는 멀게만 느껴졌던 아버지에게서 인간의 얼굴을 발견하면서 마음의 내면읽기를 찾아 문학을 시작하게 된다. 안도현도 20대 초반에 겪은 치욕적 경험이 ‘지금, 이곳’의 시를 쓰겠노라 다짐한 계기가 되었다. 탄생의 순간부터 위기를 경험했던 우애령은 병원에서 일하며 만난 사람들의 아픔을 보며 인간의 근원적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젊은 시절 다 쏟아내지 못한 열정으로 뒤늦게 문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글을 쓴다는 것이야말로 자기의 상처를 치유하고 남의 아픔을 위로하는 의료행위”라는 도종환의 말처럼 이들에게 문학은 자신을 외면했던 세상을 끌어안고 사랑하는 방법이었다. 시로, 소설로 그들은 절망에서 홀로 일어설 수 있었으며 삶의 의미를 찾았던 것이다. 서정오는 ‘삶 속에서 절로 터져나오는 생각과 느낌’으로 쉽게 풀어내는 글을 써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하루 일터에서 느낀 즐거움이나 억울함을 내 나름대로 글로 써” 보고, “비오는 일요일 아침 문득 생각난 옛 동무의 이름 석자 가만히 불러보고 마음에 묻어 둔 말 네댓 줄 끼적여” 보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작가라고 말한다.
 
발간사 《내 인생의 글쓰기》를 펴낸 이유  5
책을 따라다니며 글을 쓰다 김용택  11
책읽기와 글쓰기의 고락 김원우  31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 도종환  55
글장이는 별종인가? 서정오  73
문학의 뿌리와 샘, 감동 성석제  95
문학적 자전―여자의 길, 문학의 길 신달자  111
처음처럼 안도현  133
책을 읽다가 글을 쓰게 된 사연 안정효  157
뗏목 위에서 우애령  183
김용택
시인. 전북 임실 生
시집《섬진강》,《그 여자네 집》, 산문집《섬진강 이야기》등
김원우
소설가. 경남 김해 生
《무기질 청년》,《짐승의 시간》,《객수산록》등
도종환
시인. 충북 청주 生
《고두미마을에서》,《접시꽃 당신》,《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등
서정오
아동문학가. 경북 안동 生
《옛이야기 들려주기》,《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이야기》,《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등
성석제
소설가. 경북 상주 生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재미나는 인생》,《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등
신달자
시인·소설가. 경남 거창 生
시집《오래 말하는 사이》, 소설집《물위를 걷는 여자》, 산문집《너는 이 세 가지를 명심하라》등
안도현
시인. 경북 예천 生
《서울로 가는 전봉준》,《외롭고 높고 쓸쓸한》, 창작동화《연어》등
안정효
소설가. 서울 生
소설《하얀전쟁》,《은마는 오지 않는다》등,《백년 동안의 고독》등 번역
우애령
소설가. 서울 生
《당진 김씨》,《정혜》,《숲으로 가는 사람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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