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생명공학의 정치경제

잭 랄프 클로펜버그 2세 지음 허남혁 옮김

판매가(적립금) 35,000 (1,750원)
분류 학술명저번역총서(학술진흥재단) 1248
판형 신국판
면수 742
발행일 2007-11-15
ISBN 978-89-300-82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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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도서 금액     35,000
지난 7월 ‘한국사회포럼 2007’에 참석한 프랑스 농민운동가 조제 보베는 “식량주권 없이는 국가 독립도 없다”, “FTA를 통해 쌀수입을 개방하기로 한 것은 식량주권을 완전히 포기한다는 의사와 마찬가지다”며 한국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식량주권 운동이 전세계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식량주권이 갖는 가장 근본적인 차원 중 하나가, 농업에서 가장 근본적 생산수단인 종자에 대한 통제문제이다. 이렇게 농업과 식량의 가장 기초적 자원이 되는 종자와 생식질(식물유전자원)의 이용과 분배에 관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자체가 전지구적으로 각국의 이해관계와 자본의 이해관계, 그리고 농민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다. 여기에서 우리나라의 이해관계(식량주권의 문제와 종자산업 육성의 문제, 농민들의 생존권 문제)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농촌사회학과 교수인 잭 클로펜버그 2세가 쓴《농업생명공학의 정치경제》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전개된 이 문제를 역사적·정치경제적 접근을 통해 고찰함으로써 여러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테마는 바로 “씨앗, 또는 종자(seed)”이다. 종자는 농업생산과정의 처음이자 끝이기도 한 이중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즉, 농민들에게는 생산수단이기도 하면서 생산물이기도 한 것이다. 이 책은 종자를 중심으로 하는 농업부문을 둘러싼 자본, 과학기술, 국가의 전략을 미국과 전세계를 무대로 흥미진진하게 펼쳐보이고 있다.
농업생명공학의 열쇠, 여전히 씨앗
《농업생명공학의 정치경제》는 2004년에 나온 개정판(1988년 초판)을 번역하였다. 이 책에서는 식물개량이 갖는 과학적·상업적 측면들에 대한 사회사를 서술하며 당시(1988년) 새롭게 등장한 “생명공학”의 주요 응용분야의 하나로 식물육종을 지목하고 이 새로운 기술이 미래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견한다. 특히 식물과학에 대한 과학적 이해의 발전과정이 이 책의 서술구조를 제공하고 있지만, 과학적 진보와 세 가지 정치경제적 테마 즉 ① 종자의 점진적 상품화, ②공공과 민간 식물육종 간의 사회적 노동분업의 정교화, ③ 전지구적 종자무역과 교환패턴에서 ‘남반구’의 개발도상국들과 ‘북반구’의 선진 산업국가들 간의 불균등의 테마가 분석의 핵심적 초점이다. 개정판에서 추가된 제11장에서는 초판에서 예견했던 것들의 그간의 변화에 대해 서술하며 GMO 등 작물유전공학의 방향을 둘러싼 투쟁에 관한 가장 최근의 동향에 대해 말한다.
책 전체에서 저자는 전문가들의 과학적 언급과 인용을 광범하게 사용한다. 또한 각 장의 끝부분에 요약과 결론을 제공한 것과 책 전체를 일목요연하게 요약한 제10장은 매우 유용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생명공학 기술(BT)이 차세대를 이끌 주역으로 각광받으면서 국가적으로 엄청난 지원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생명공학 기술이 가져올 사회경제적 영향(사회적 승자와 패자의 형성)과 측면에 대한 논의와 담론은 아직 너무도 취약하다. 그나마도 윤리적 측면에 대한 논의에 비해 사회경제적 파장과 불균등성에 대한 논의는 더욱 취약한 실정이다. 그 결과 생명공학이라는 사회적 구성물이 갖는 사회경제적 측면은 잘 보이지 않게 되고 무분별한 성장과 육성담론만 무성한 결과가 되고 있다. 이 책은 미국에서 농업생명공학과 종자산업의 역사적 형성과 발전과정, 그리고 전지구적 구조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생명공학 일반의 탄생과 역사적 형성과정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담고 있으며, 또한 향후 발전방향이나 사회경제적 영향에 대해서도 풍부한 자료와 논의거리들을 담고 있다.
 

2009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도서 선정

잭 랄프 클로펜버그 2세(Jack Ralph Kloppenburg, Jr.)
지은이 클로펜버그는 현재 위스콘신 대학교(매디슨) 농촌사회학과에서 먹거리, 농업, 과학기술, 자연자원, 환경 등의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농업/농촌/식품/환경사회학 분야에서 생명공학과 농업생물다양성(종자와 생식질)의 정치경제학, 미국농업 근대화 과정과 관련한 과학기술적, 제도적 변천에 대한 역사적 분석, 선진국과 제3세계의 농업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많은 저술을 남겼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전지구적인 글로벌 농식품시스템에 대하여 지역적이고 생태적인 대안을 만드는 일에 주로 관심을 갖고 그에 관한 글들을 저술하면서 대중강연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허남혁
옮긴이 허남혁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석사를 마친 후 현재 대구대학교 사회교육학부 지리교육 전공 박사과정 수료, ‘자연의 신자유주의화’라는 주제로 논문작업중이다. 관심 연구분야는 환경과 발전의 지리학, 정치생태학, 농식품 연구, 대안적 지역사회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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