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사회주의와 민족주의》와《평등론》등 일련의 저작들을 통해 민족문제와 계급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며 사회민주주의적 대안을 모색하던 서강대 정치학과 박호성 교수가 그간의 연구를 종합하여《휴머니즘론: 새로운 시대정신을 위하여》를 펴냈다. 박 교수는 이 책에서 휴머니즘의 본질 및 이상에 관한 철학적 분석, 그리고 이상과 현실 간의 바람직한 조화에 대한 실천지향적 해법탐구를 통해, 휴머니즘은 자유와 평등을 함께 실현하는 수단이자 추구해야 할 이상으로서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과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치유책이라 역설한다.
‘자유냐, 평등이냐’가 아닌 ‘자유도, 평등도’
자유가 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듯이 빵 역시 자유의 문제를 풀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의 인류사적 소명은 어떻게 하면 자유를 한껏 즐기면서도 빵 또한 마음껏 먹을 수 있는가 하는 과제를 풀어가는 데 있다. 자유롭게 빵을 먹을 수 있는 권리와, 먹을 빵을 충분히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자유는 과연 어떻게 동시에 확보될 수 있는 것인가? 말하자면 평등과 성취, 균형과 능률, 복지와 경쟁 사이의 조화를 어떻게 이루어낼 것인가? 저자는 이러한 자유와 평등의 실현에 가장 유익하게 동원될 수 있는 바람직한 수단이자 동시에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목적으로 간주될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가시적인 안목에서 한국 사회의 지병에 대한 현실적이고도 효과적인 치유책의 하나로 응당 고려해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그것이 바로 휴머니즘 아니겠는가 묻는다.
새로운 시대정신을 위하여
박호성 교수는 서론에서 ‘아카데믹한 분석’과 ‘저널리스틱한 접근’ 자세를 자신의 학문적 연구 및 저술의 지침으로 삼고 이론과 현실의 유기적 상관성 추적에 매진하고자 했다고 밝힌다. 이에 따라 먼저 고대 및 중세, 르네상스와 휴머니즘의 시대, 그리고 프랑스 대혁명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휴머니즘과 인권이념의 개념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천되었는지, 또한 오늘날의 주요 사상체계인 자유주의, 사회민주주의, 맑스주의가 바라보는 인간관은 어떠한지를 이론적으로 살펴본다. 후반부에서는 이론적 검토를 바탕으로 한국의 현실을 진단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특수한 현실상황에 적용할 새로운 휴머니즘을 제시한다. 정치적 대안으로서 ‘3생(生)정치론’과 ‘제2의 민주화 운동’, 그리고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의 연대하에 추진되어야 할 ‘급진적 개혁’을 주장하고, 사회경제적 대안으로서 복지국가체제의 수립을 촉구하며 글을 맺는다. 특히, 전반부의 이론적 검토에서는 사상의 흐름을 딱딱하지 않게 설명하면서도 정치학자다운 날카로움이 돋보여, 깊이있는 교양서로서도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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