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민주의와 민족국가

프리드리히 마이네케 지음 이상신 최호근 옮김

판매가(적립금) 33,000 (1,650원)
분류 학술명저번역총서(학술진흥재단) 1219
판형 신국판
면수 648
발행일 2007-07-25
ISBN 978-89-300-82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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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도서 금액     33,000
해 제
랑케, 드로이젠과 함께 독일 역사주의 거장으로 꼽히는 마이네케는 강렬한 민족주의 시대에도 세계시민주의의 의의를 놓치지 않았던 사상가였다. 이 책에서 그는 국가를 통한 민족발전이 개인적 자유의 발전과 대립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독일의 국가형성과정을 문화국가에서 민족국가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이 과정은 계몽시대의 세계시민주의적 문화의식에서 민족국가 의식으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세계시민주의와 국민국가의 관계가 다시 쟁점이 되는 오늘날의 필독서이다.
 
출판사 서평
오늘의 질문, 100년 전의 대답   
정치적 근대의 풍상을 대변할 하나의 주제를 잡으라면, 아마도 ‘민족국가의 생애’가 단연 선두그룹에 낄 것이다. 18세기부터 19세기 후반까지 유럽에서 형성되어, 20세기에 전성기를 거친 민족국가는 이제 21세기에 들어와 자본과 시장의 세계화라는 광풍이 불면서 문자 그대로 바람 앞의 촛불 같은 운명이 되었다. 국가정책의 정당성을 자국 시민이 아니라 세계화된 시장과 자본에게 물어야 하는 상황이 초래하는 사회적 야만을 막기 위해선 일국 차원의 민주주의로는 불충분하고 세계적 차원의 민주주의가, 세계시민주의가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럼 세계시민주의와 민족국가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이 질문과 관련하여 필수적으로 참조하는 고전적 논의는 영구평화와 세계시민주의에 대한 칸트의 논의이다. 그러나 여기엔 세계시민주의의 상대역인 민족국가에 대한 고려가 별로 없고 있다 해도 앙상하다. 이 점은 오늘날 롤즈처럼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세계시민주의를 논의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우리 시대의 중심쟁점을 칸트나 그 계승자들보다 훨씬 근접하여 포착했지만 별로 논의되지 않고 있는 고전이 있다. 그것이 바로 랑케, 드로이젠과 더불어 독일 역사주의를 대표하는 3대 거장의 하나로 꼽히는 프리드리히 마이네케(1862-1954)의 대표작《세계시민주의와 민족국가》이다. 정확히 100년의 고독(적어도 우리에게는)을 깨트리고 이제 우리와 소통하게 된 이 책의 제목은 놀랍게도 우리 시대의 핵심쟁점으로 떠오른 예의 그 관계를 한 치도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적시하고 있다. 동시에 이 책은 그것이 그렇게 놀랄 일이 아니라는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을 알려준다. 우리 시대의 과제가 단순히 우리 시대만의 과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점은 100년 전 이 책이 출간된 무렵이 제국주의 열풍이라는 형태로 세계화의 바람이 어쩌면 오늘날보다 더 강하게 불어 닥치던 시절이었다는 시대적 배경에서도 이미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의 기본논지는 계몽주의의 세계시민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사상은 낭만주의의 중재를 거쳐 공동체적 사유 속으로 결합되어 문화민족으로서의 민족의식 속으로 용해되며, 이 문화민족이라는 바탕에서 출발하여 민족국가를 형성함으로써 독일이 세계사적 국가로서의 위상을 갖게 되며, 이로써 세계시민주의와 민족국가의 매개가 이루어진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2단계 여정에서 분수령이 된 사건은 1848년 혁명이었다. 그리하여 독일이 1848년 혁명 이후 어떻게 1871년의 통일 민족국가의 길을 밟아갔는지를 해명하는 것이 “프로이센 민족국가와 독일 민족국가”라는 제목이 붙은 제 2부의 주제이다. 그리고 “독일 민족국가사상의 발전에서 민족, 국가, 세계시민주의”라는 제목을 단 제 1부에서는 세계시민주의 사상이 독일 민족의식 속으로 용해되어 이른바 문화민족의 토양을 형성하게 된 이념사적 과정을 근 1세기에 걸쳐 추적한다.
이 책의 바탕에는 인류 역사를 이념들의 드라마로 간주하되 그 드라마를 뛰어난 창조적 사상가들의 의지와 행위를 통해 파악하는 관점이 깔려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창조적 사상가에는 독일사 뿐 아니라 근대 사상사의 하늘을 수놓았던 빛나는 지성들이 망라되어 있다. 훔볼트, 노발리스, 슐레겔, 피히테, 헤겔, 랑케, 비스마르크 등등이 분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근대의 일급 사상가들이 일급 이념사가에 의해 근접거리에서 어떻게 묘사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의 하나이다.
마이네케의 평생의 관심사였던 세계시민주의와 민족국가의 관계는 이 책에서 낙관적으로 묘사된다. 그는 국가라는 틀 속에서 진행되는 민족의 발전과 개인적 자유의 발전 사이에는 본질적으로 아무런 갈등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낙관적 믿음을 피력한다. 이런 낙관론은 그의 사상적 출발점과 관련된다. 그 출발점은 국가권력으로부터의 자유를 중시하는 고전적 자유주의가 아니라 각 개인이 타고난 소질을 국가 안에서 실현하는 비정치적 자유에 더 관심을 쏟는 독일 인문주의 사상이었다. 독일 통일국가 형성전략과 관련해서도 마이네케가 지나치게 강한 프로이센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자유주의적 전략을 거부하고 강력한 프로이센을 유지시키면서 입헌적 개혁으로 통일을 도모하는 비스마르크식 방식을 더 건설적인 해법으로 간주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비록 이 책의 직접적 주제는 아니었지만, 그는 독일민족의 발전을 위해서는 좌우가 화해해야 하며, 이 사회적 대타협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보수주의자들이 정치개혁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회민주주의적 요구들을 수용하지 않고서는 민족공동체를 강화할 수 없다고 믿은 것이다.
마이네케는 세계시민주의와 민족국가의 관계라는 문제가 오늘날처럼 민족국가의 쇠퇴기에 처음 제기되는 문제가 아니라, 민족국가의 형성기에, 나아가 아예 근대초부터 계속하여 중심문제의 하나였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민족국가 형성기라는 시대적 맥락은 이 문제에 대해 특이한 색채와 형태를 부여했다. 마이네케에서 세계시민주의와 민족국가의 관계는 결국 세계사적 민족/국가라는 구상으로 집약되었다. 그러나 제국주의 시대에 이 구상은 저자의 의도와는 달리 결국 제국주의적 대외팽창이라는 형태로 구현되거나 최소한 그것을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 즉 그것은 세계사적 민족/국가임을 자임하는 제국주의 국가들 간의 전쟁을 함축했다. 실제로 제국주의 전쟁이었던 1차 세계대전을 겪고 마이네케는 자신의 기획을 변경시킨다. 
그리하여 『근세사에서의 국가이성의 이념』(1924)에서 그는 도덕과 국가, 정신과 힘 사이의 끊임없는 대립이 인간의 역사생활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보편적 이율배반이라는 견해에 이른다. 나아가 후기의 『독일의 파국』(1945)에서는 근대 서구문명 자체를 문화와 국가, 세계시민주의와 민족국가 사이의 통합이 지속적으로 파괴되는 과정으로 파악한다.
이 책은 여러 면에서 많은 것을 시사한다. 먼저, 세계시민주의와 민족국가의 관계라는 문제가 근대사에서 항상 제기되는 보편적 문제이지만, 문제가 제기되는 맥락에 따라 문제제기와 해결책이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이 책은 우리 시대에서도 이 문제가 단순히 자유주의자들이 생각하는 방식이 아니라 100년 전처럼 제국주의적 방식으로 풀려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점을 말해준다.    
둘째, 이 책은 세계시민주의와 민족국가의 문제를 글로벌주의자들만이 아니라 민족주의자들도, 진보진영만이 아니라 보수진영에서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대로 된 민족주의자나 제대로 된 보수주의자라면 반드시 논의해야 하는 주제임을 보여준다. 나아가 이 문제에 대한 보수주의적 논의가 얼마나 지적으로 세련될 수 있는지도 잘 보여준다.
셋째, 자유주의자들이나 사회주의 진영에서도 세계시민주의와 민족국가의 관계라는 문제의 복잡성과 풍부한 함의를 제대로 고려하기 위해선 반드시 이 책을 참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내용을 어떤 식으로 이해/수용하고 가공할 것인가는 그 후의 문제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자신의 시대에 대한 역사학자의 태도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역사적 사실의 가면 뒤에 숨어 자기 시대에 대한 적극적 해석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 역사학자의 올바른 태도는 아니라는 점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옮긴이 머리말  5
▪제5판 머리말  9
▪제4판 머리말  11
▪제3판 머리말  13
▪제2판 머리말  15
제1부  독일 민족국가사상의 발전에서 민족, 국가, 그리고 세계시민주의
제1장  민족, 민족국가, 세계시민주의에 관한 일반적 사항  23
제2장  7년 전쟁 이후의 민족과 민족국가  45
제3장  1790년대의 빌헬름 폰 훔볼트  65
제4장  초기 낭만주의 시기의 노발리스와 프리드리히 슐레겔  89
제5장  정치적 낭만주의를 향한 과도기의 프리드리히 슐레겔  113
제6장  피히테와 독일 민족국가의 이념: 1806~1813  123
제7장  아담 뮐러: 1808~1813  161
제8장  슈타인, 그나이제나우, 훔볼트: 1812~1815년  197
제9장  복고시기로의 이행: 여론의 동향  243
제10장  할러와 빌헬름 4세의 주변 인물들  263
제11장  헤 겔  321
제12장  랑케와 비스마르크  331
제2부  프로이센 민족국가와 독일 민족국가
제13장  프로이센―독일 문제의 시작: 모제르에서 프리드리히 폰 가게른까지  375
제14장  1848년 3월부터 9월까지의 프로이센―독일 문제  403
제15장  프로이센을 확보하기 위한 하인리히 폰 가게른의 활동  439
제16장  1848년 12월 5일의 프로이센 흠정헌법  467
제17장  흠정헌법에서 황제 선출까지  525
제18장  하인리히 폰 가게른에서 비스마르크까지  541
제19장  프로이센―독일 문제의 향후 발전  585
▪제3판 후기  603
▪옮긴이 해제  609
▪찾아보기  631
 
▪저자소개
프리드리히 마이네케(Friedrich Meinecke, 1862~1954)
독일 잘츠베델(Salzwedel)에서 출생하였고, 베를린대학에서 수학하며 드로이젠, 지벨, 트라이치케의 영향을 받았다. 독일의 유서 깊은 역사학술지인 Historische Zeitschrift 편집책임자로 오랫동안 활동하였고, 스트라스부르크대학과 프라이부르크대학 교수를 거쳐 1914년부터 베를린대학 교수로 재직하다가 나치 정권에 의해 해직된 뒤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베를린 자유대학의 초대 총장에 취임하였으며, 1954년 베를린에서 사망하였다.
저서로는《세계시민주의와 민족국가》,《근세사에서의 국가이성의 이념》,《역사주의의 생성》,《독일의 파국》등이 있다.
 
▪역자소개
이상신
고려대 사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석사)하고,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과 빌레펠트대학에서 수강(철학박사)하였다. 역사이론 및 서양최근세사를 전공하였으며, 고려대 사학과 교수를 역임하였고, 현재 고려대 명예교수이다.
저서로는《19세기 독일 역사인식론》,《서양사학사》,《역사학개론》,《역사의 이론과 역사》(역서),《세계사적 성찰》(역서) 등이 있다.
최호근
고려대 사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석사)하고, 독일 빌레펠트대학 역사 철학부를 졸업(철학박사)하였다. 역사이론 및 서양최근세사를 전공하였으며, 현재 고려대 역사연구소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는 Max Weber und der Historismus,《제노사이드-학살과 은폐의 역사》,《서양 현대사의 블랙박스, 나치 대학살》,《독일 역사주의》(역서), 《원치 않은 혁명 1848》(역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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