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아블라스터는 자유주의 전체에 대한 하나의 관점 혹은 하나의 해석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아블라스터는 르레상스와 종교개혁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시기에 걸쳐 다양한 사건, 주장들을 검토함으로써 자신의 관점을 뒷받침한다. 아블라스터의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자유주의 이념의 분석이 그 하나라면 자유주의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분석이 나머지 하나이다.
제 1부에서는 자유주의의 정치적 가치들을 뒷받침하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자유주의의 이론이 무엇인가를 탐색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이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자유주의의 이론을 바탕으로 할 때 자유주의가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들을 어떤 것이며 어떻게 평가되어야 하는가를 기술한다.
제 2부와 제 3부에서는 자유주의를 적절한 역사적 맥락에 위치시키는 한편 자유주의 사상의 전개를 추적하고, 변화와 연속성을 기술함으로써 사상과 이데올로기의 운동으로서 자유주의의 역사적 성격이 어떠한가를 밝히고 있다.

자유주의의 역사에 대한 가장 포괄적이고 균형 잡힌 명저

자유주의는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자유의 열망? 그렇다. 그러나 이 열망 뒤편엔 “민중에 대한 공포, 민주주의에 대한 공포”도 있다. 오늘날 자유주의는 어느 한 정치 진영의 독점물이 아니라 모두가 공유하는 하나의 보편적 사상이 되었다. 어떤 점에서 오늘날 급진주의는 자유주의의 문화적, 정치적 함축을 끝까지 밀고나가는 것이고, 보수주의란 그 때 발생할 위험 앞에 발길을 돌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상의 자유주의는 모두 시장에선 급진적이나 정치에선 보수적이다. 오늘날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자유주의는 이것의 가장 극단적 형태이다. 그러나 시장의 급진성과 정치적 보수성 뒤에는 민중에 대한 공포, 민주주의에 대한 공포라는 공통점이 깔려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바로 이 점을 통렬하게 지적하면서 자유주의의 빛과 어둠을 균형 있게 저술한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부분에선 사상의 운동으로서 자유주의가 갖는 공통점을 찾기 위해 자유주의 기본이념이 무엇인가를 밝힌다. 저자는 자유주의를 단순히 도덕적 정치적 가치의 집합체로 보지 않는다. 중요한 정치적 주의들의 바탕에는 인간에 대한 고유한 개념과 인간사회에 관한 일반 이론이 있다. 그러므로 자유주의적 가치들도 특정한 인간론과 사회이론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책의 첫 번째 부분에선 자유주의적 가치들을 뒷받침하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론이 무엇인가를 탐색하고, 이 이론을 바탕으로 할 때 자유주의가 실현하려는 가치들이 어떤 것이며 어떻게 평가되어야 하는가를 기술한다.
이 책의 2부와 3부에 해당하는 두 번째 부분은 자유주의를 역사적 운동의 맥락 속으로 가져가면서 자유주의의 역사적 성격을 밝힌다. 저자는 지금까지 자유주의의 역사가 대체로 자유주의자들에 의해 서술됨으로써 과다하게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고 본다. 따라서 저자는 자유주의자들이 호도하려 했던 자유주의의 어두운 면, 혹독한 면을 드러냄으로서 자유주의의 평가에서 균형을 잡으려 한다. 그 어두운 면이 바로 자유주의가 지녔던 “가혹한 경제, 사유재산에 대한 맹목적 존중, ‘민중’에 대한 부르주아의 공포, 민주주의에 대한 공포”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자유주의가 갖는 복잡하고 모호한 성격을 드러내고자 하며, 자유주의가 실현하고자 하였던 기본권과 자유를 더욱 충실히 실현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니까 저자는 시장에선 급진적이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자유주의에 대해 정치적으로 급진적이 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 책은 르네상스에서부터 지금까지에 이르는 자유주의의 전 시대에 걸쳐, 그리고 서구 사회 전반에 걸쳐 자유주의의 역사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서술을 제공하면서도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다. 더 값진 것은 이 충실한 내용에 더하여 문학적 향취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 아블라스터는 영국 셰필드 대학 정치학과의 강사를 지냈으며 웨일스국립오페라단Welsh National Opera과 북부 오페라단Opera North에서 프로그램 해설가를 맡기도 하였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연구의 중심과제로 삼았던 그의 저작으로는 이 책 외에 Viva La Liberta!: Politics in Opera (Verso Books, 1997)(오페라를 정치의 차원에서 연구한 것으로 “피가로의 결혼”에서 “중국의 닉슨”에 이르기까지 200년간의 중요 오페라를 정치의 맥락에서 분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