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과 미국 외교정책

윌리엄 스툭 지음 서은경 옮김

판매가(적립금) 15,000 (750원)
분류 나남신서 1074
판형 신국판
면수 320
발행일 2005-01-20
ISBN 89-300-807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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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도서 금액     15,000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핵무기를 앞세워 남한과 그 주변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이라크 전쟁으로 재선에 성공한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최우선 외교정책 중 하나로 선언했다. 한편 한미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양상을 띤다. 대규모 반미시위가 국내언론뿐 아니라 외신에 종종 보도되고, 미국은 2008년까지 12,500명에 달하는 주한미군을 감축한다는 계획 아래 주요 기지 이전과 재배치를 추진중이다.
이처럼 혼란스럽고 민감한 시기에 윌리엄 스툭 교수는《한국전쟁과 미국 외교정책》을 통해 6·25 전쟁을 국제사 관점에서 총체적으로 분석해 관심을 끈다.

풀브라이트 교환교수로 한국에 체류하기도 했던 조지아대학의 미국 외교사 석좌교수인 윌리엄 스툭은 이 책에서 전문가와 일반독자 모두를 위해 최근 공개된 방대한 양의 새로운 문헌을 개략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여기서는 1995년에 출간된 저자의 또 다른 저서《한국전쟁의 국제사》처럼 한국전쟁의 국제적 측면을 자세히 서술하기보다 이슈 중심으로 보다 종합적인 차원에서 접근한다.
한국전쟁은 매우 다면적이고 복잡한 사건으로 이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저자는 이 책에서 주요 전투를 다루거나 1946∼1953년까지 이어진 한반도 내전을 상세히 다루지는 않았다. 후자의 경우 특히 1950년 6월 이전의 상황에 대한 개괄적 설명은 포함시켰지만 저자의 초점은 한국에 가장 이해관계가 깊은 3대 열강, 즉 미국, 소련, 중국이 사로잡혀 있던 보다 광범위한 전략적·외교적·정치적 이슈에 맞춰져 있다. 또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이 강대국인 동맹국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이 책의 관심사이다. 즉, 한반도는 어떻게 해서 분단이 되었는지, 전쟁은 어느 쪽에서 어떤 의도로 일으켰는지, 각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전쟁의 발발과 전개, 휴전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작용했는지, 그리고 각국의 지도자와 국내정치가 최종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 대해 그동안 미공개되었던 사료들을 토대로 매우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한국전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외국의 참전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일부 학자는 정반대로 한국전쟁이 근본적으로 내전이었다며, 연구범위를 주로 전쟁의 원인에만 한정한다. 그러나 남북한 간에 벌어졌던 6·25 전쟁이 그처럼 빨리 미국을 포함해 국제사회로 확산된 것은 한반도 이외의 국가와 군대를 논하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비록 내전적 성격이 상당히 짙었지만 당시 이곳에서 전쟁이 벌어졌다는 사실은 오직 한국과 국제적 요소 간의 상호작용, 그리고 평양·서울뿐만 아니라 워싱턴, 모스크바, 베이징에서 이루어진 의사결정을 통해서만 설명이 가능하다. 아무리 한국인들이 민족주의자라 하더라도 한국의 운명은 워낙 미·소·중의 계획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었다.
이 책의 주제는 한국전쟁의 발발원인을 국내와 국외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들을 배경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전쟁은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을 모두 통합해야만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다. 이 경우 통합은 용광로에 집어넣거나 샐러드처럼 섞어 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혼합물의 여러 재료는 제각각 특색이 있으며 두 그룹으로 광범위하게 나눌 수 있다. 그러나 그처럼 거대한 사건은 오직 한 그룹의 요소들이 다른 그룹의 요소들과 충분히 섞여 폭발을 촉발할 때에만 일어난다. 바로 그런 혼합이 한국전쟁에서 일어났다. 강력한 국제적 요인이 취약한 국내적 요인을 노출시켰던 것이다.
'한국전쟁'*이란 용어는 불완전한 개념이다. 오직 영토의 경계만을 알려줄 뿐 국제적 측면을 전혀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내전'(The Korean Civil War)이란 용어와는 달리 국제적 측면의 중요성을 아예 배제하거나 축소하지는 않았다. 사실을 분명히 왜곡하는 '한국내전'이란 용어는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어쨌든 동북아시아의 중심에 있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는 한국전쟁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중국. 러시아. 미국, 그리고 일본은 여전히 남·북한과 밀접한 이해관계국들이며, 한반도의 안정이 세계평화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증가했다. 이 책은 '한국전쟁'과 같이 진정으로 중요한 사건의 이해와 토론을 제고시키고 현재의 위기상황과 국제적 역학관계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데 소중한 통찰력과 혜안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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