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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는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그 출발점으로 삼는다. 우리가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는 생각은 '미래를 계획한다'는 인간만이 지닌 고유한 특성에서 비롯된다. 만일 인간에게 미래를 계획하는 뜻과 힘이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문명과 문화의 존재는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은 미래적 생명체(미래인간, Homo Futurus)인 동시에 계획하는 생명체(계획인간, Homo Planus)이기도 하다.
민주적 사회에서의 계획은 자유를 누리면서 정의롭고 풍요한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그러므로 민주적 사회에서의 계획은 과학기술이나 공식의 단순한 적용만으로는 소기의 성과에 이르지 못한다. 민주적 사회에서의 계획과는 달리 전체주의적 사회에서의 계획은 정치와 경제를 독단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자유를 구속하고 진정한 복지의 증진을 방해할 수도 있다.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계획하느냐'에 따라 계획의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이 책은 민주적 사회에서 보다 바람직한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계획해야 하는가'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무엇을 위하여 계획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가치'의 문제이며, '어떻게 계획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이론'과 '실천'의 문제이다. 그래서 나는 '가치-이론-실천'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나란히 검토하면서 종합적으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말하자면 계획을 '무엇을 하는 것'(존재, Sein)이라고 서술적으로 규정하기보다는 계획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잠재력, Konnen)이며, 또 '무엇을 해야 하는가(당위, Sollen)하는 점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책이라기보다는 해답을 찾는 데 필요한 '지식과 행동의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세 가지 중요한 주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가치'에 대한 성찰과 방향의 설정은 계획이 당면한 가장 기초적 과제이다. 나는 특히 인간적 가치, 자체적 가치, 자연적 가치의 조화를 강조한다. 둘째, 계획에 관한 이론은 과학주의, 계량주의, 관료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바람직한 가치와 '자유로운 인식'의 바탕위에 정립되어야 한다. 좋은 계획이론은 계획가로 하여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이념적 문제를 파악하게 하고, 인간을 정치적 권력과 경제적 구속으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어야 한다. 셋째, 계획의 실천은 과감한 제도적 개혁을 통하여 성취되어야 한다. 사후처리, 미봉책, 위기관리 등을 위주로 하는 계획은 배제되어야 하며 새로운 정책, 제도, 사업은 과감하게 실험되고 과감하게 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 책은 지난 1972년 이후 약 30년 동안 일관된 관점에서 써온 글을 모으되 필요한 대목에서는 새로운 시각으로 보완한 일종의 모음집이다. 지난 1995년 <미래를 향한 인간적 계획론>으로 출간된 바 있으나 필요한 부분은 보완하고 가필하되 되도록 원문의 주된 관점은 그대로 두고 글과 글 사이의 연결을 위한 설명을 첨가하는 선에서 그치고자 했다. 이들 글 중에서 제8장과 제9장은 요한 알브레히트(Johann Albrecht)님과 함께 쓴 것이다. 그리고 제1장, 제16장, 제17장은 출판에 앞서 다시 쓴 것이다. 모든 원문의 출처는 뒤에 밝혔다.
-머리말 중에서
2003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도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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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묶음 : 미래를 만들기 위하여
제1장 미래를 만들기 위하여
첫째 묶음 : 미래를 위한 인간적 가치
제2장 인간적 가치를 위한 계획
제3장 과학기술의 민족주의:자체주의
제4장 자연을 위한 계획
제5장 인간과 기술의 조화
둘째묶음 : 계획의 이론
제6장 왜 계획하는가?
제7장 계획이론의 개관
제8장 비판이론적 계획이론
제9장 현상학적 계획이론
제10장 국가와 사회에 관한 이론
제11장 공공정책의 이론과 분류
제12장 계획이론의 종합
셋째 묶음 : 정보화, 세계화 그리고 지속가능성
제13장 정보혁명, 신자유주의, 신경제 그리고 정보화 전략
제14장 가치혁명을 위한 인간적 세계화
제15장 지속가능한 환경보전 전략
뒷 묶음 : 미래를 향한 앎과 움직임
제16장 동양사상에 비추어 본 서방 계획이론
제17장 21세기를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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