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정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 자신도 밝히고 있듯이 지금의 40대들까지는 '이 박사'라는 국민 공유의 호칭에 익숙할 것이다. 여기서 '박사' 호칭의 일반적인 내력을 들먹일 수야 없지만 이승만의 '박사' 호칭은 그저 갖다붙인 것은 아니었다. 그는 실제로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1911년), 그 학위논문은 같은 대학 출판부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그래서 역자는 이렇게 놀라움을 표시한다. "구한말에 교육을 받은 분이 미국에서 학술서적을 출간할 수 있었다니!"
역자 정인섭 교수는 이승만의 역사적 평가 문제는 논외로 하고 우선 그가 우리나라 근대 국제법 연구의 출발점이라는 데 주목하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정 교수는 이승만의 학위논문에 대해 그 내용의 현재적 가치나 함의와 더불어 역사적 의의를 지닌 문서로서의 의미를 지적한다. 우리의 법학계가 이만한 수준의 논문을 쓰기까지는 그로부터 한 세대도 더 지나야 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는 것이다.
이 전대통령이 학위논문 주제로 전시중립론을 선택했다는 점도 흥미로울 수 있겠다. 역자도 지적했듯, 주변열강들의 전쟁터 노릇을 해야 했던 구한말의 경험이 이승만으로 하여금 그러한 주제로 이끌었으리라고 짐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