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와 과학문명

서울대 사회정의연구 지음

판매가(적립금) 18,000 (900원)
분류 나남신서 540
판형 신국판
면수 530
발행일 1997-04-30
ISBN 893003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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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도서 금액     18,000
배움의 길은 여러 가지로 정의되어 왔지만, 현대사회에 이르러 '직업으로서의 학문'의 성격이 점점 더 강화되어 왔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현대사회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사회조직 속에서 전문지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그만큼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식의 추구는 더욱더 전문화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공의 울타리에 갇혀서 타분야로부터는 소외된 전문가만이 배출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의 실학운동을 포함하여 18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지식의 백과사전적 집대성은 그 그 자체로도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그 의의는 이제 많이 감소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오히려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함몰되어 있다. 물론 정보의 분류, 저장, 재생에서도 그 수행성은 뛰어나게 발
전되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전체 모습을 파악하고 이로부터 어떤 정향적 앎에 도달하는 일이 쉽지 않게 된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식을 능력으로 변하게 하는 것은 판단력이다. 판단력은 길을 제시하고 지향점을 보여준다.

이 책은 1995년 서울대학이 도입한 합동강의 형식의 교양강좌인〈현대사회의 이해 :과학문명과 사회정의〉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여기에 포함된 내용은 실로 방대하여 21세기를 눈앞에 둔 이 시점에 검토해 볼 수 있는 주요 주제들을 모두
망라하고 있다.

가령 자연과학의 새로운 전개와 인간이해의 새로운 방식, 후기 산업사회의 제 문제, 정보화에 따른 사회조직의 개편, 생태학의 문제와 친환경적 기술공학 및 정책, 탈현대성의 문제, 여성학, 다문화주의, 전지구적 국제질서의 개편, 그리고 이 모든 주제를 사회정의라는 관점에
서 읽어냄으로써 학문의 사회적 실천을 모색하는 문제 등, 어느것 하나 만만찮은 굵직한 주제들이다. 여기에는 인문, 사회, 자연과학, 공학, 의학 등 각기 다른 영역의 전공자 26명이 참여했는데, 이들은 모두 해당분야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전문가라 할 수 있는 분들이다. 물론 이 연속강좌가 엄밀하게 말해서 학제간 연구의 결실은 아니다.

오히려 학제간 연구로 나아가기 위한, 일종의 집담회의 위상을 가진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그 자체로도 매우 신선한 시도로 평가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것이 지닌 교육효과는 실로 막대하였으리라고 짐작된다. 왜냐하면 서로 다른 관점을 조감하는 가운데 많은 암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우주 전체, 생명현상 전체를 내다보며 제기하는 거시적 물음이 있는가 하면, 해당분야의 전공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환상적이기까지 한 세계가 펼쳐진다.
또 각 분과학문이 견지하고자 하는 완강한 사유방식 및 접근방식을 대면함으로써 각 학문세계에 대해 개안을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자연과 인간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치고 다른 영역에서의 수많은 변화와 연계되어 있지 않은 것이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고, 그럴수록 현상
을 총체적으로 보아야 할 필요성이 부각된다.

그런 점에서 이 시도는 바람직한 교양교육의 한 전형을 보여주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일단 책으로 묶어졌으므로 이를 토대로 더욱 심화된 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또 마찬가지의 비중을 지닌 다른 주제에 관해서도 유사한 시도를 계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결실이 하나하나 축적된다면, 이는 대학교육을 위해서나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형태의 합동강의가 지닌 장점은 무엇보다도 첨단의 학문적 성과와 무엇이 문제인지 그리고 도대체 그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를 보여주고 이에 대한 우리의 사고를 촉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대학생뿐만 아니
라 일반인에게도 지적 도전과 자극이 될 것이다.

실천이란 행할 수 있는 것을 뜻할 뿐 아니라 여러 가능성 중에서 선택하고 결단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실천을 항상 인간의 존재함 그 자체와 관계를 맺는다. 이런 점에서 과학의 자율적인 전개와 실천 간에는 환원될 수 없는 간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은 과학적 수단으로 그 자체에 대한 탈신비를 수행한다. 다시 말해서 과학의 발전이란 그 자체를 자기 수정
할 수 있는 가능성에 의해 지속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과학과 실천의 통합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성원(서울대 영문과 교수)
제1부 사회정의와 불평등의 이론적 고찰 : 현대 과학문명과 사회정의(한상진)/과학적 실천이란 무엇인가(권태준)/존 롤즈의 정의론(황경식)/카오스이론에서 본 혼돈과 질서(최무영)/불평등의 생물학적 이해(서유헌)/불평등의 사회문화적 이해(문용린)/제2부 과학기술의 발전과 삶의 질 : 과학기술문명과 온생명(장회익)/산업기술
의 발전과 21세기의 삶(이장규)/후기 산업사회 생산방식과 사회정의(윤영민)/정보화사회의 도전과 민주주의(이재홍)/의학의 발전과 의료윤리(황상익)/제3부 생태학과 그린 테크놀로지 : 생태학의 원리(고철한)/국토개발과 사회정의(유근배)/환경오염 실태와 환경정책의 방향(김상종)/그린 테크놀로지와 사회정의(유영제)/그린 테
크놀로지와 공공이익(최병선)/제4부 현대, 탈현대, 페미니즘 : 전통음악의 새로운 이해(이성천)/현대사회와 포스트모더니즘(김성곤)/건축양식에 드러난 시대의 변화(김광현)/도시환경과 삶의 질(양윤재)/성차별 고용에 대한 여성학적 처방(조순경)/페미니즘에서 본 섹슈얼리티와 사회정의(심영희)/제5부 21세기의 도전과 응전 : 세계화와 새로운 갈등구조(윤영관)/우루과이라운드 협상과 농업문제(김호탁)/서구 복지국가의 위기와 한국(송호근)/21세기 복지 중개국가의 모색(김상균)/21세기 신문명과 민족통일의 과제(하영선)/세계화시대의 민족자결권(한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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