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주주의의 조건과 전망

최장집 지음

판매가(적립금) 재판준비중
분류 나남신서 483
판형 신국판
면수 452
발행일 1996-10-15
ISBN 893003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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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항쟁 이후 전개된 한국의 민주화는 국내외 학계의 커다란 관심을 끌어왔다. 그러나 이 분야에 대한 기존 연구는 주로 민주화 이행의 추이와 동인, 그리고 이행경로에 분석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의 민주적 공고화에 대한 연구는 지극히 미진한 실정이었다. 최 교수의《한국민주주의의 조건과 전망》은 바로 이 민주적 공고화를 분석대상으로 설정하고 그 가능성과 제약을 역사구조적 시각에서 재조명함으로써 한국 민주화에 대한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
최 교수는 한국의 민주주의 공고화 과정에 대해 다분히 비판적이다. 문민정부 출범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는 비교적 제도화되어 왔지만 실질적 민주주의의 실현은 아직도 요원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발육부진의 민주주의'로 규정하고 권위주의와 비효율성, 개혁의 한계와 부패의 만연, 그리고 정치적 무관심의 팽배 등을 그 구체적 사례로 예시해 주고 있다.
그러면 왜 한국은 민주화의 파행적 경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가? 어떤 요인들이 형상만 민주적이고 질료는 아직도 권위주의적인 한국형 정치발전 양태를 야기했는가? 최 교수는 그 이유를 역사구조적 맥락에서 찾아내고 있다. 보수엘리트 중심적인 배타적 정치경쟁의 틀,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재벌 중심의 경제 우선주의, 분단의 동학과 구조화된 보수주의, 그리고 이데올로기화한 지역감정 등이 한국의 민주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최 교수는 현실비판에 안주하지 않는다. 예리한 현실분석을 토대로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위한 실천적 대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이념적 스펙트럼의 확산, 사회조합주의 구도하의 경쟁적 정치체제와 협의체적 결정체계의 구축, 그리고 민중 중심의 '힘있는 민주주의'(empowered democracy)의 실현 등을 거시적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시민 민족주의(civil nationalism)의 사회화, 보수 일변도 한국 언론의 근본적 개혁, 그리고 광주 민주화 운동의 철저한 진상규명 및 관련자 처벌을 통한 지역감정의 해소 등을 그 실천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 설득력이 강한 저술이다. 이론과 현실진단 그리고 실천적 대안이 정교하게 맞물리는 최근에 보기 드문 역작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민족주의, 정치 및 경제개혁, 노동, 언론, 지역주의 그리고 분단과 통일의 현실적 과제들을 밀도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 책은 한국정치와 민주화, 그리고 비교정치에 관심있는 학자와 학생들에게는 필독서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민주발전과 정치개혁에 관심있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의 지침서로 권하고 싶다.

― 문정인(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001. 한국의 자본주의 발전과 민주주의 1945-1995
002. 국민국가의 형성과 근대화의 문제 1945-1961
003. 한국전쟁의 한 해석
004. `강력한 국가`의 형성과 산업화
005. 한국 민족주의의 특성
006. 한국정치에서의 변형주의
007. 김영삼 정부의 초기개혁과 한국민주주의의 성격
008. 한국민주주의의 대안모색
009. 민주주의 이행하에서의 한국노동운동
010. 한국민주화와 언론의 역할
011. 이데올로기로서의 지역감정
012. 통일의 조건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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