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체제의 인간학

이수훈(경남대) 지음

판매가(적립금) 10,000 (500원)
분류 사회비평신서 59
면수 272
발행일 199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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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도서 금액     10,000
사회학이 당대의 현실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이라면 21세기를 바로 눈 앞에 둔 현재의 세계사회만큼 사회학자를 당혹케 하는 시대도 드문 듯하다. 전후 자본주의의 구조변동은 우리 사회는 물론 전세계적 차원에서 심각한 사회학적 인식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학문적인 과제를 지속적으로 탐색해온 거시적 시야를 가진 사회학자 중의 한 사람이다.
'자본주의 세계경제론'과 '세계체제론'을 통해 16세기 이래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역사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를 지속해 온 저자는 최근 출간된 이 책《세계체제의 인간학》에서 당대 자본주의 문명의 현주소와 그 미래에 대한 연구를 또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당대 자본주의 문명을 분석하기 위해 저자가 주목하고 있는 네 가지 쟁점은 전후 '아메리칸 사이클'의 마감, 동서 냉전체제의 종언, 신자유주의적 공세 그리고 자본의 국제화와 금융화이다. 여기서 특히 68년 혁명에서 89년 혁명에 이르는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구조변동에 대한 분석은 이 책의 핵심을 이룬다. 저자에 따르면 1989년의 역사적 경험은 단순히 냉전체제의 종언에 그치지 않고 자유주의가 그 종말을 고하는 세계사적으로 뜻깊은 한 시대의 마감이라는 것이다. 이 자유주의는 가깝게는 얄타협정으로부터 멀게는 1848년 2월 혁명, 그리고 1789년 프랑스 대혁명에까지 그 기원
을 두고 있는 이념이자 무엇보다도 국가 권력과 그에 대한 믿음을 요체로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러한 당대 자본주의 문명의 구조변동과 그 위기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저자의 숙고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그 하나는 우리 사회를 포함한 아태지역의 부상이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역사적 산물일 뿐 아니라 전후 '아메리칸 사이클'의 산물이기도 하며 우리 당대에는 세계화의 산물이자 첨병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당대 자본주의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정치적 선택은 이제까지의 국가주의적 전략을 포기하고 자유 - 평등 - 연대를 증진시키는 이른바 다양한 '반체제운동들'을 적극적으
로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론들은 월러스타인에 의해 발전된 세계체제론이다.
세계체제론은 맑스와 베버로 대표되는 19세기 사회과학의 국민국가적 분석단위임을 부각시킨다. 이러한 세계체제론의 시각에서 저자는 한국, 동아시아, 세게체제의 역동적인 상호관계를 심도 깊게 탐구하려는 풍부한 논의들을 전개하고 있다. 이 책은 당대 자본주의의 다층적인 모습들을 폭넓게 이해하고 그 위상을 올바르게 평가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호기(연세대 교수, 사회학)
당대자본주의 문명의 성격 ― 1989년 : 한 시대의 종결/핵심부 투쟁 : 대안적 테제/자본주의 문명의 득실 : 1970∼1995/세계경제의 세계화/한국의 세계화/아·태지역 경제통합 : 지역구조의 역사적 형성/당대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사회과학적 사유의 위기와 사회
과학의 재구축/책을 마치면서 : 세계화와 '인간다움' 모색의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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