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구조와 행위

김용학(연세대) 지음

판매가(적립금) 구판
분류 사회비평신서 33
면수 316
발행일 1996-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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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적 현상의 미시적 기초를 찾아서

사회 이론 분야에서는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 사회학계에도 드디어 통합이론(synthetic theory)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는 것인가.
최근 출간된 김용학 교수의《사회구조와 행위》는 맑스 이론의 종말이 전세계적으로 목격된 이후 거의 적막감마저 돌던, 그래서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유령의 출몰마저 허용되었던 한국 사회학의 이론계가 과연 앞으로 어디로 나가야 할지를 당당하게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 행선지의 종착역은 다름아닌 '통합이론의 수립'이다.

그렇다면 통합이론이란 과연 무엇을 통합하겠다는 것인가. 그것은 이 책의 서론에서도 밝혔듯이 거시와 미시, 구조와 행위, 주체와 객체 사이의 통합을 이루려는 시도다. 지금까지 사회이론은 거시적 접근(구조이론)과 미시적 접근(행위이론)로 양분되어 왔다.

그러나 구미 사회학계에서는 80년대 중반부터 이러한 대립을 불식하고 새로운 통합이론을 모색하려는 시도가 이론적 계파를 초월하여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사실상 이 책이 내건 통합이론의 수립은 사회이론의 전반적 추세를 놓고 볼 때 전혀 새로울 것도 없는 과제라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출판이 그토록 신선감을 주는 이유는 아마도 그 동안의 한국 사회학계가, 특히 80년대 이후 유독 맑스식의 역사적 보편법칙과 유물론적 투쟁이라는 시대착오적 명제에 매달려 이에 어긋나는 논의들은 모두 이단시하는 편협된 성향을 보여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통합이론의 수립을 외치고 있는 이 책은 이제서야 한국의 사회학 이론계도 2000년대의 사회이론을 향한 정상궤도로 진입하고 있다는 일말의 안도감마저 주는 것이라 하겠다. 왜냐하면 앞으로 사회이론의 이념적 공약은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의 논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체계 속에서 인간의 자원성과 자율성이 어느 정도 확보될 수 있는가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조와 행위를 연결하는 이론의 모색은 인간의 미시적 동기와 거시적 결과의 연결 고리를 파헤치고 어떻게 행위자들이 주어진 구조적 제한하에서 사회변동을 이루어 나가는 가를 이해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과업을 '방법적 개인주의'라는 이론적 전략을 통해 환수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행위의 합리성과 의도성이라는 두가지 미시적 기제를 가지고 다양한 집합적 현상을 분석한 이 책의 가장 큰 강점 중의 하나는, 일반적으로 사회이론서라고 하면 딱딱하고 난해한 것이라는 종래의 선입견을 버려도 좋을 만큼 알기 쉽고 명료하게 분석적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생활주변의 이야기에 비유하면서 다양한 보기를 제공하는 필자 특유의 탁월한 설명방식은 자칫 피상적으로 흐를 수 있는 이론적 논의들을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이야기로 만들어줌으로써 읽는 재미마저 느끼게 한다.

물론 행위와 구조의 연결은 겉보기만큼 그리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다. 오히려 그 의욕이 큰 만큼 대단히 어렵고 힘든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방법론적 개인주의가 통합 이론을 위한 적절한 출발점인가 하는 문제는 사회학 이론계가 앞으로 탐구해야 할 또 다른 과제로 남겨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가 이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마지막에서 필자가 말한 것처럼 수많은 논쟁의 소모전에서 피어난 화약연기를 향기로 느낄 수 있을 만큼 가치있는 작업임을 사회이론가라면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윤희(인천대)
서론/이론의 방법론적 분류와 통합이론의 필요성/방법론 논쟁을 통해 본 맑스의 재해석/분석 맑시즘에 대한 한 변론/혁명이론에서의 구조와 행위/집합행위의 미시적 근거/조직이론에서 구조와 행위/구조적 행위이론으로서의 사회 연결망 이론/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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