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의 원리

김인환(고려대) 지음

판매가(적립금) 재판준비중
분류 나남신서 298
면수 408
발행일 1994-01-30
ISBN 978-89-300-32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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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에서 국문학을 가르치며 활발한 문학평론 활동을 해온 김인환 교수의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는제 제1부는 시에서의 율격과 비유를, 제 2 부는 소설에서의 구성과 문체를 작품분석의기본 개념으로 다루고 있다. 이러한 개념설정이 뜻하는 바는 책을 깊이 읽어야 비로소 드러난다.

문학작품은 언어로 조직된 하나의 구조물이다.

이 때 각 부분들은 다른 부분들과 '결합관계'에 있으며, 작가가 선택한 언어는 다른 언어와 '대치관계'에 있다. 이것은 수사학에서 말하는 환유와 은유를 원용한 것인데 결합관계에서 보면 시와 소설에서 각각 율격과 구성을 논할 수 있으며, 대치관계로 보면 비유와 문체를 주목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작품분석이 여기에 그쳐서는 안되며 한 작품을 산출한 독특한 정신, 그리고 그 정신이 반영하고 있는 역사적 현실을 함께 평가할
것을 역설하고 있다.

이를 그는 '욕망'과 '노동의 윤리'라 부른다. 이것이 이 책의 3부를 이룬다. 이것 자체도 매우 흥미로운 개념정립이라 하겠으나 이 책의 보다 인상깊은 장점은 오히려 그러한 구도 속에서 실제로 작품분석을 수행하는 방식
에서 발견된다. 가령 이상이나 최인훈에 관한 논의의 시발점으로 고려조의 최해와 이승인이 거론된다. 또 시조와 한용운, 채만식, 조세희 등에 관한 분석이 장자와 원효와 화엄경, 퇴계, 박지원, 아드르노, 마리땡, 프로프, 프로이트 등에 대한 사색이 자유로이 넘나든다.

박람강기(博覽强記)의 미덕에서 더 나아가 자신의 의식 속에 용해된 이들 사상가들이 그의 눈앞에 열어준 공간에서 문학에 귀기울이는 태도이다.

관계짓기 중에서도 저자의 의식을 가장 지배하는 것은, 양적으로도 가장 우리 문학의 핵심을 이루는 저 고려조 중기부터 조선조 말에 이르는 고전문학의 유산과 이제 겨우 백년에 이르는 우리 현대 문학과의 관계이다.

스스로 사고의 방향을 조정해 나아가는 균형잡힌 감식력을 느낄 수 있으며, 이것이 응결되어 나온 곱씹어 음미해 볼 만한 탁월한 관찰로 가득찬 저술이다. 독자는 많은 암시와 가르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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