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조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현상연구

이상희(前 서울대) 지음

판매가(적립금) 재판준비중
분류 나남신서 290
면수 278
발행일 199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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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 미디어가 없던 전통사회에도 언론은 있었고 커뮤니케이션 현상은 있었다. 사회공동체가 형성되고 유지되기 위해서는 언론 또는 커뮤니케이션 현상은 필수불가결한 구성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조선조는 14세기 말의 성립 이래 20세기 초 국권상실에 이르기까지 5백년이 넘게 체제를 유지해 왔다. 세계사에도 흔치 않은 조선왕조 체제의 그러한 장수의 생명력은 어디 있었던 것일까. 근대적인 매스 미디어의 도입 이전에도 어떠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갖추어져 있었고, 그것들이 어떻게 제 구실을 하였기에 그토록 오랫동안 체제지탱을 할 수 있었던 것일까.

이것은 매스 미디어 이전의, 그리고 매스 미디어 이외의 커뮤니케이션 현상에 관심을 갖는 언론학도들뿐만 아니라 조선왕조사를 연구하는 역사학도들에게도 다같이 흥미 있는 도전적 문제제기가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서울대학교 이상희 교수의 신간《조선조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현상연구》는 바로 그러한 물음에 대한 학문적 해명을 시도한 하나의 소중한 성과이다.

전부 다섯 편의 독립된 논문으로 구성된 저서의 제1장에서는 민요·민화·가면극 등 조선조의 민중 예술에 담긴 커뮤니케이션 사상을 분석하고 있고, 제 2 장에서는 언론 3사 등 조선조 지배계층의 제도적 언로(言路)와 그 밑바닥에 깔린 사회문화적인 다른 언로를 성찰하고 있다. 제 3 장에서는 성종·연산군·중종시대를 중심으로 한 사림의 언론사상을 규명하고, 제 4 장에서는 조선조의 대석학이자 언론인이었던 이율곡의 언론사상을 따로 추적하고 있다. 마지막 제 5 장에서는 위와 같은 조선조 전통사회의 언론현상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해방 후 유신체제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저자의 문명비판론적 일문(一文)을 실어 마감하고 있다.

사회과학과 인문과학의 두 영역에 걸친 언론학이 그동안 우리 학계에선 현상분석의 생경한 사회과학적 보고물에 치우친 점이 있었다고 한다면 인문과학적 접근을 주로 한 이상희 교수의 이번 저서는 다시 흥미 있는 읽을거리로서의 언론학의 '얘기'(history)를 제공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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