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국사회

임희섭·박길성(고려대) 지음

판매가(적립금) 12,000 (600원)
분류 사회비평신서 36
면수 540
발행일 199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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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준비하면서 우리는 오늘의 한국사회의 모습을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는가? 아마 정신없이 일에 매달려 살아오다가 문득 거울 앞에선 중년의 모습처럼 30여 년의 경제성장과정에서 잃어버렸던 자기 자신을 어색하게 바라보고만 있는지도 모른다. 오렌지족, 뉴 미디어, 편의점, 정보화, 컴퓨터 등의 새로운 사회문화적 요소들은 어느 사이에 우리의 곁에 성큼 다가와 있고 군사독재, 보릿고개, 새마을 운동, 조국 근대화 등의 낱말을 몇 세기 전의 아득한 옛날 일처럼만 느껴진다.

30여 년 전에 비해 오늘의 한국사회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우리는 매일 세수를 하면서도 자신의 얼굴 모습의 변화에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듯이 우리 삶의 터전이 우리 삶의 터전이 되는 한국 사회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은 아닌가? 고대 사회학과의 임희섭 교수와 박길성 교수가 편집한《오늘의 한국사회》는 어느새 변해버린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추어주는 거울로서 우리 앞에 나타났다.

다소 장황한 느낌에도 불구하고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는 이유는 오늘의 한국사회의 총체적 모습에 대한 편자들의 치밀한 구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편자인 임희섭 교수의 "전환기 한국사회의 문화와 문화변동"이라는 글을 시작으로 제1부에서는 한국인의 전통가치와 직업의식, 한국인의 복지의식, 자본주의와 대중문화 등 한국인의 의식구조와 문화를 심도있게 논하고 있다.

제2부에서는 한국사회의 집단의식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기업의 이데올로기, 노동집단의 의식, 지역주의 및 지역감정 등을 주요한 논점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사회의 집단주의가 초래하는 연줄망과 연고주의에 대한 시론적 분석이 두드러진다.
제3부에서는 경제성장에 따른 사회적 문제에 대한 분석으로 직업이동과 계급이동, 경제개발과 임금불평 등의 문제, 한국경제의 대외의존성 문제, 정보사회와 정보산업 등의 글이 짜임새 있게 어우러져 있다. 제4부 산업화와 함께 출현한 도시화의 사회적 문제들로서 도시화의 종주성 문제, 불평등 지역성장의 문제, 환경문제와 환경운동으이슈로서 취급되어 왔던 성과 가정에 대한 문제들을 본격적인 사회학적 논의로 끌어 들이고 있다.

한국 남성의 가족역할 변화, 경제발전과 여성의 로 이루어져 있다. 제5부는 한국사회에서 주변적 지위, 과잉 교육화 문제 등은 이에 대한 탁월한 출발이라 할 수 있다. 제6부는 1980년대 이후 한국의 정치사회 이론의 주요논점이었던 국가와 사회운동에 대한 논의들로 이루어져 있다.

전환기 사회운동의 성격과 국가의 일상적 계급 저항에 대한 논의가 바로 그것이다. 아울러 이곳에서는 한
국사회의 종교적 성격을 규명해주는 신흥종교운동의 교리와 사상이 덧붙여 있다. 끝으로는 제7부에서는 한국사회의 변동을 근대화와 국제화라는 두가지의 시각에서 조명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변동 및 근대화 과정은 식민지 한국사회의 이해에서 출발하여 고속도로와 사회변동에 대한 분석을 통해 상징적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 책의 대미는 또 다른 편자인 박길성 교수가 "국제화와 한국의 사회변동"이라는 글을 통해 장식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세 가지의 점에서 뛰어나다. 첫째, 오늘의 한국사회의 참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했다는 점이다. 책을 펼치면 어떠한 한국사회의 문제도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둘째, 이와 같은 망라적 논의는 논의의 비일관성이란 피상적인 서술의 가능성을 종종 동반하지만, 이러한 염려는 집필자들의 전체 주제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율과 함께 꼼꼼하게 다듬어진 편집과정에서 배제된 듯 하다. 이 책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집필진들은 "역사적 지향과 학문적 엄격성을 견지하며, … 역사발전의 대서사에 신중하고도 깊은 신뢰를 가지고서 오늘의 한국사
회를 이해하고자 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 책은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일반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고, 나아가서 학부생들의 사회학개론 교재로서도 적절하지만, 오늘의 한국 사회현상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사회과학 전공자들
에게도 매우 의미있는 이론의 출발들을 제시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셋째로 이 책은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30년의 학문적 결실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깊다. 고대사회학과의 학문적 연륜은 지난 30년간의 급속한 한국사회의 발전과 그 궤적을 공유하고 있다. 이 책의 집필자들은 모두 고대 사회학과의 교수와 제자들인 동시에 한국사회 연구라는 같은 학문의 길을 걷고 있는 동역자들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책은 출간은 스승과 제자가 한데 어우러진 학문적 성취라는 의의에 더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중심으로 한 한국 사회학계의 새로운 학풍형성의 출발을 예감하는 기대감을 제공해 주고 있다.

염재호(고려대 행정학과)
전환기 한국사회의 문화와 문화변동(임희섭)/한국인의 전통가치와 직업의식(양 춘)/한국인의 복지의식과 실태(최경구)/자본주의와 대중문화(유문무)/한국의 기업 이데올로기(권오훈)/노동문화와 노동자의식(선한승)/지역주의의 형성과정과 특성(김문조)/연줄망과 연고주의(김선업)/직업이동과 계급이동(안치민)/경제개발과 임금 불평 등의 변화(이장영)/한국 경제의 대외 의존성과 성장의 문제(길태근)/정보화 사회론과 정보산업(김원동)/도시화의 종주성 문제(최종헌)/불균등 지역 성장의 문제(김영정)/환경문제와 환경운동(김종길)/한국남성의 가족역할 변화(안병철)/경제발전과 여성의 지위(손장권)/과잉 교육화 문제(김혜영)/전환기 사회운동의 성격(박형준)/국가와 일상적 계급저항(조대엽)/신흥 종교운동의 교리와 사상(노길명)/식민지 한국사회의 이해(서용석)/고속도로와 사회변동(홍승직)/국제화와 한국의 사회변동(박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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