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가장 감성적인 작가로 꼽히는 한수산의 대표작 모음.
72년《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여 년에 이르는 창작생활 동안 써왔던 대표적 중·단편 9편을 골라 모은 책이다.
뿌리에서부터 위협받는 삶의 존재론적 고독과 가치상실이라는 어두운 주제를 투명한 언어와 경쾌한 문체로 승화한 작품〈모래 위의 집〉을 비롯하여, 자신의 청년기를 보낸 시골 도시의 숙부의 집과 애인의 집을 오가는 한 인물의 실존적 방황을 그린〈안개시정거리〉, 작가의 청년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일본소설가 다자이 오사무의 무덤과 생가를 찾아가는 오이디푸스적 여행의 기록인〈날개와 사슬〉외에 6편이 실려 있다.
"한수산의 글은 반추상 혹은 서정추상에 가깝다.
그의 '감성'은 언어가 만들어 내는 심상의 유동성, 속도감 그리고 그 유동성에서 생겨나는 신선함을 특징으로 한다 …, 그의 작품을 지배하는 두 가지 이미지는 '모래'와 '안개'다. 모래가 그의 낭만주의에 대하여 균형을 유지해 준다면, 안개는 작위적이고 해학적 재치에 진정성을 추가해 준다"라는 김화영(문학평론가) 교수의 작가론이 말미에 실려 있다.
작품론 : 모래, 안개 그리고 섬으로 가는 길- 김화영(고려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