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 숨결, 시간의 울림

민병일 지음

판매가(적립금) 20,000 (1,000원)
판형 신국판 변형
면수 344
발행일 2021-09-05
ISBN 979-11-97467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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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도서 금액     20,000

창을 통해 바라본 생의 아름다운 순간들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여정

 

현대미술을 가르치며 시인이자 작가로서 삶과 예술을 조화시키는 글을 써 온 저자 민병일이 일상 속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창’을 매개로 ‘아름다움’을 찾는 여정을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화려하게 장식된 창이 아닌, 흙냄새 나는 창과 그 창을 둘러싼 자연 풍경, 거기에 녹아있는 사람들의 삶에서 예술을 찾았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 속에는 누구나 몇 번인가 스쳐 지나갔을 법한 풍경 속 아름다움이 섬세하게 포착되어 있다. 창의 아름다움을 예술작품과 연결 지어 서술한 것이 특징적인데, 창호지를 바른 창을 보고 그 창에 꽃잎 모양 장식을 달아 둔 할머니의 생애를 읽어내는 동시에 창살의 모양에서 몬드리안 추상화를 연상하는 식이다. 농사지으며 살아온 할머니의 삶과 유명한 화가의 작품을 당연하다는 듯 연결하는 저자의 시선은 가까운 곳에서도 얼마든지 예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창을 둘러싼 풍경과 삶, 예술작품을 한곳에 녹여 낸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 역시 자신만의 창을 찾아 나서고 싶어질 것이다.

프롤로그 창(窓)을 찾으러 간 오르페우스와 창에 비친 에우리디케 5

 

고드름 달린 창의 풍경

: 시간의 진동과 르네 마그리트의 〈이미지의 배반〉 17

한지에 배인 생의 기하 추상

: 꽃잎 붙인 할머니의 창과 몬드리안의 꿈 27

거룩한 번민의 창

: 밝게 하기 혹은 리히퉁(Lichtung)과 로댕의 〈연인의 손〉 45

화가 윤금숙의 발트하우스에서 본 두 개의 창과 ‘트로이메라이’로서의 예술

: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57

불 켜진 창의 정물화

: 빛의 침전과 제임스 휘슬러의 〈미술가의 어머니〉 89

아우라지 마을 집 고무신과 창

: 아포리적인 창의 추상 97

저것은 창(窓)이 아니라 영혼을 찌르는 아름다운 창(槍)이다

: 그림 속의 눈, 지붕 위의 눈과 시슬레의 〈루프시엥 가는 길〉 107

시뮬라크르의 꽃, 혹은 ‘헤겔의 휴일’

: 부암동 부침바위 길 산동네 목수의 창과 르네 마그리트의 〈헤겔의 휴일〉 117

‘섬이 되기’(Verinselung)

: 제주 모슬포 판잣집의 초록색 창과 완당의 〈세한도〉 129

‘세계의 내적 공간’(Weltinnenraum)을 비추는 한지 창의 빛

: 창평 한지 창의 빛과 호퍼의 〈빈방의 빛〉 135

그리움에 지친 달맞이꽃 집의 창

: 아파테이아로서의 ‘금(金)집’과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나체〉 147

어느 신석기인이 쓴, 창 너머 글씨 ‘연탄 41장’

: 강진의 연탄 가게 아저씨의 벽과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 161

빛의 틈입

: 도산서원 창의 로고스적인 빛과 렘브란트의 〈파우스트〉 173

‘무언가’(無言歌)를 부르는 이야기꾼

: 흙과 돌과 나무로 빚은 시간의 더께 앉은 창과 박수근의 〈목련〉 183

조금은 촌스러운 꽃무늬 커튼이 드리운 창

: 백련사 동백 숲에서 다산초당 가는 오솔길과 파울라 모더존 베커의 〈동백꽃 가지를 든 자화상〉 193

이상한 굴뚝이 있는 나무 덧창 집

: 덴노흐(dennoch)의 미학과 동화 여행길과 가브리엘레 뮌터의 〈노래〉 203

따뜻한 허무의 창

: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유인력과 파울 클레의 〈오래된 소리〉 215

초현실적인 창

: 신기루를 찾는 삶의 이면과 조르조 데 키리코의 〈거리의 우울과 신비〉 227

인연의 줄이 내려오는 봄비 소리

: 봄비 내리던 구례의 창과 아폴리네르의 〈비가 내린다〉 235

보이지 않는 창의 실루엣

: 생이 켜켜이 쌓인 추억의 퍼즐과 고야의 〈카프리초스〉 241

겨울동화, 빈집의 적멸

: 봄에로 가는 떨림, 혹은 헛것의 시뮬라크르와 모네의 〈건초더미〉 257

나무의 창

: 모딜리아니의 긴 목 초상을 닮은 산벚나무 269

아방가르드를 꿈꾸던 선비의 그늘진 창

: 거문고 타는 세상 277

인디고 서원의 은행나무 유리창들과 요제프 보이스의 〈7천 그루 떡갈나무〉 283

화포(花浦)의 창은, 화포 바다이다

: 화포에서의 봄과 에밀 놀데의 〈한국 소녀〉 293

민병일

서울 경복궁 옆 체부동에서 태어나 서촌에서 자랐다. 남독일의 로텐부르크 괴테 인스티투트를 거쳐 북독일의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 시각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같은 학과에서 학위를 받았다. 홍익대 미술대학, 교양학부, 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대중예술론과 미디어아트론 등을 강의했으며, 동덕여대 미술대학, 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현대미술 등을 강의했다.

시인으로 등단해 두 권의 시집과 두 권의 산문집, 한 권의 사진집과 한 권의 번역서를 펴냈다. 소설가 박완서와 함께 티베트를 여행할 때 우연히 사진을 찍은 것을 계기로 티베트 여행기 《모독》(박완서 글, 민병일 사진)을 냈고, 독일 노르트 아르트 국제예술제에서 사진이 당선되었고,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시에서 초청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조직위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책100’ 선정위원장 일을 했다.

산문집 《창에는 황야의 이리가 산다》로 제 7회 전숙희 문학상(2017)을 수상했고, 모든 세대를 위한 메르헨 《바오밥나무와 방랑자》(2020)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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