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난, 마오로드

서명수 지음

판매가(적립금) 18,000 (900원)
분류 나남신서 1796
판형 신국판
면수 396
발행일 2015-05-05
ISBN 978-89-300-87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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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도서 금액     18,000

마오쩌둥의 고향인 후난. 마오가 걸었던 후난의 다섯 개 현들, 마오로드를 찾아 나섰다. 세월이 흐르며 신의 위상에 올랐던 마오신화도 한 꺼풀씩 벗겨지고 있지만, 후난에서는 여전히 상점이나 가정집 어디서든 마오쩌둥의 초상화를 볼 수 있다. 마오쩌둥은 죽었으나 그의 제국은 건재했다. 후난 사람들은 마오쩌둥이, 후난이 없었다면 오늘의 신중국도 없었을 것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살아간다. 직접 여행을 다니는 듯 펼쳐지는 이야기를 통해 살아 있는 마오쩌둥을 보고, 신중국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자.

 

중국전문기자의 눈으로 

거대한 나라, 중국의 후난을 파헤친다. 


EBS 세계테마기행 화제작 〈중원의 별, 중국 후난〉 

후난의 길 그 어디서나 느껴지는 마오의 발자국, 숨결 그리고 신화! 


마오쩌둥(毛澤東)의 고향인 후난(湖南). 마오가 걸었던 후난의 다섯 개 현들, 마오로드를 찾아 나섰다. 후난 사람들은 마오쩌둥이, 후난이 없었다면 오늘의 신중국도 없었을 것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살아간다. 그들은 어떻게 마오신화를 창조해냈을까? 

  

마오를 위한 문화대혁명, 그리고 그 아픔을 간직한 부용진

 

중국 최고 지도자는 늘 만들어진 이미지 속에서 행동한다. 마오쩌둥 시대부터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인민을 사랑하는 지도자의 모습이었다. 그 이면에서는 권력의 칼을 휘둘렀지만, 대중이 본 그들은 온화한 인민의 아버지일 뿐이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신중국의 황제가 된 마오는 이후에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황제의 임기는 종신이었다. 인민들의 삶을 위해 마오쩌둥이 선동했던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은 각각 공산주의의 이상을 위해, 황제인 자신을 위해서 감행한 일이었다.

류샤오치가 주석에 오른 후, 마오 주석만이 존재하던 시대와 비교될 정도로 다른 정치적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중국인민들의 관심은 마오에게서 멀어져 갔고, 그는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 불안에 휩싸인 마오쩌둥은 결국 문화대혁명을 일으켜 대숙청을 감행했다. 하늘 아래 두 명의 황제가 동시에 존재할 수는 없다. 권력은 오직 마오의 것이어야만 했다. 


문화대혁명은 마오에 의해 주도된 사회주의 운동이었다. 계급투쟁을 강조하고 그 힘을 빌려 중국공산당 내부의 반대파들을 제거하기 위한 권력투쟁에 중국 전체가 말려들었다. 자본주의 타파를 위해 나이 어린 홍위병들이 조직되었고 그 여파는 시골마을이었던 부용진에도 어김없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씨에진 감독의〈부용진〉을 필두로 문혁을 소재로 한 영화가 잇달아 나오며 문화대혁명은 새롭게 조명되었다. 무엇보다 문화대혁명을 빙자하여 인민의 희생을 고발한 영화를 마오의 고향인 후난성에서 찍었다는 것은 문화예술인들이 감당해야 했던 그 시대의 무게와 고통이 얼마나 컸는가를 설명한다. 

영화가 유명세를 타면서 이제는 정말 지명이 부용진이 되어버린 왕촌은 옛날 투쓰국이라는 왕국의 수도였다. 지금은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가 돼 버렸지만, 수천 년 전부터 투자족이 모여 살던 곳이 장자제와 가까운 샹시지역으로, 후난성에서 유일하게 소수민족 자치주가 있는 곳이다. 지금 부용진에 살고 있는 주민 가운데 80%는 투자족으로 이들은 문혁의 아픔 속에서도 여전히 소수민족이 간직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술은 무조건 가득 따라야 해요. 이는 술을 가득 따르지 않으면 그것은 손님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는 것이고 온 정성을 쏟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차는 반만 따라야 합니다. 가득 따라서는 안 돼요. 차를 가득 따르는 것은 손님이 빨리 떠나기를 바란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차는 반드시 반만 채우고 술은 가득 채웁니다. 어서 드세요. 

- 13장 문혁의 상처 위에 핀 연꽃마을, 부용진 中 

  

중국의 붉은 별, 후난 

 

후난이 중국의 붉은 별로 자리 잡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고추다. 기원전 300년을 전후로 고추가 들어와 광범위하게 재배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지리판도에서 중원에 별다른 영향력이 없던 후난은 중국 근대사상 중대한 사건과 마주한다. 바로 태평천국의 난이다. 

1850년 태평천국의 난이 발발하자 리홍장 등 여러 후난 사람들이 동정에 나서게 된다. 이들이 나타난 이후 후난 사람 없이는 군대를 운영할 수 없게 된 후난런 현상이 벌어졌다. 그만큼 고추와 야생의 매운 향신료를 먹는 후난 사람들이 정치는 물론이고 군대와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특히 마오쩌둥을 비롯한 후난사람들이 신중국 건국의 지도자 역할을 하면서 그 영향력은 더 커졌다. 그로 인해 이들이 즐겨먹던 고추 역시 중국 전역에서 유행하게 되었다. 고추는 이미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후난 사람을 특징짓는 문화가 되어 있었다. 

  

고추(매운 것)에 대한 3가지 태도는 3가지의 서로 다른 기질을 표현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한대와 열대 사람들은 고추를 즐겨 먹는다고 하는데 저는 여기에 한마디를 더 보태고자 합니다. 무릇 고추(매운 것)를 즐겨 먹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모두 ‘혁명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공산당원과 홍군에 대해 말하면, 고급간부의 절반 이상이 쓰촨과 후난, 장시 등 3개 성 출신입니다. 그래서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9장 욕망의 고기 한 점, 홍샤오로우 中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면서 마오의 신화도 한꺼풀씩 벗겨지고 있지만, 마오쩌둥은 여전히 중국인민들에게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상점이나 가정집 어디서든 흔히 마오쩌둥의 초상화를 볼 수 있고, 홍커(붉은 여행객)들은 마오의 고향인 샤오산과 혁명의 근거지였던 산시성 등 마오의 길을 찾아다니며 참배한다. 마오는 더 이상 폭군도, 선정을 베푼 주석도 아니다. 그는 중국인들이 위안을 받고자 하는 신과 같은 존재이자 참배의 대상이며 돈을 벌게 해주는 재물신이다. 30여 년간의 마오의 시대가 만들어낸 무신론과 유물론, 배금주의의 결합이 오늘날의 마오쩌둥 신격화로 이어진 것이다. 

 

지금의 중국을 있게 한 마오쩌둥의 신화, 그의 모든 것이 시작된 중국의 붉은 별 후난! 직접 여행을 다니듯 펼쳐지는 이야기를 통해 여전히 살아있는 마오쩌둥을 보고, 신중국 속으로 걸어들어가 보자

그 길의 초입에서  8


제 1부  붉은 길

1장 붉은 여행  18ㆍ2장 두 주석  38ㆍ3장 마오의 비밀별장  78ㆍ

4장 일장춘유  94ㆍ5장 혁명도시 창사  125ㆍ6장 ‘날아라, 총알’  144


제 2부  붉은 욕망

7장 붉은 고추의 노래  156ㆍ8장 마오쟈판디엔-주석의 만찬  173ㆍ

9장 욕망의 고기 한 점, 홍샤오로우  190ㆍ10장 마오 본능  211ㆍ

11장 두 퍼스트레이디 잔혹사  252ㆍ12장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271

 

제 3부  붉은 별

13장 문혁의 상처위에 핀 연꽃마을, 부용진  286ㆍ

14장 지상의 무릉도원. 장자제  310ㆍ

15장 시간이 가둬버린 성-펑황과 남방  322ㆍ

16장 굴원과 웨양로우  343ㆍ17장 마오는 살아있다  361


그 길의 끝에서  387

지은이 ㅣ 서명수(徐明秀)

중국이 눈에 들어온 건 한순간이었다. 1998년 남북고위급 회담 취재를 위해 베이징행 비행기를 탔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남북회담을 취재하고 택시를 탔다가 강제로 베이징 뒷골목 투어를 당했다. 그것이 중국에 빠져들게 한 짜릿한 유혹이 될 줄 몰랐다. 톈안먼 앞을 가로지르는 창안제의 화려한 야경 뒤에 숨어있던 베이징 서민들의 삶. 그것은 중국식 만두피 속에 감춰져 있던 만두소를 맛본 것과 같은 끌림이었다. 비록 따따블의 택시비 바가지라는 대가를 치렀지만…. 2005년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진수과정을 거친 뒤 온 가족을 베이징에 볼모로 남겨둔 채, 수시로 중국을 드나들었다. 이 거대한 대륙을 살아가는 중국인들의 속살을 들여다보려고 무진 애를 썼다. 그것이 중국프로젝트인 ‘서명수의 중국 대장정’이었다. 《인민복을 벗은 라오바이싱》(2007)을 시작으로 중국의 30여 성ㆍ시ㆍ자치구를 각각 한 권의 책으로 섭렵하기로 마음먹었다. 《허난, 우리는 요괴가 아니다》(2009, ‘허난 본색’으로 개정출간 예정)에 이어 《산시, 석탄국수》(2014)를 내놓았고 《후난, 마오로드》는 네 번째 결과물이다. 다음은 《닝샤, 잃어버린 왕국》(가제)과《충칭, 홍색삼림》(가제)을 집필하고 있다. 2010~2012년 EBS〈세계테마기행〉을 통해 중국전문기자로 산시성과 후난성, 닝샤회족자치구를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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