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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멈춰야 살 수 있는 여인들의 섬 우도(牛島)
섬에서 한평생 물질하며 살아가는 해녀들을 6년 동안 취재한
그녀들의 삶과 숨
그리고 숨을 넘고 싶은 인간의 슬픈 욕망 이야기
숨을 멈춰야 살 수 있는 여인들의 섬이 있다.
대한민국 제주도의 동쪽 끝, 우도(牛島). 태풍의 길목, 화산토의 지질로 해마다 흉년과 기근이 반복돼 온 그 섬의 여인들은 생존을 위해 맨몸으로 수심 10~20m의 바닷속으로 뛰어들어야 했다. 하루 7~8시간씩,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은 채, 체온이 33℃까지 내려가고, 숨이 끊어질 즈음에야 휘파람, 아니 통곡소리 같은 ‘숨비소리’ 내뱉으며 이승으로 돌아오는 그녀들을 ‘해녀’라고 부른다.해녀들이 혼백상자(魂帛箱子)를 등에 지고 들어간다는 바다. 날마다 저승의 언저리를 유영하는 그녀들의 노동의 대가는 이승의 밥이 되고, 남편의 술이 되고, 아이들 연필과 공책이 되었고, 1960~1970년대 제주도의 경제를 일으킨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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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물질을 시작하는 애기해녀들을 향한 선배들의 첫 가르침은 전복을 따는 기술이 아닌 ‘물숨을 조심하라’는 말, 즉 바다에선 욕심내지 말라는 것이다. 하여, 섬 여인들은 숨을 참고, 자신의 욕심을 자르고, 욕망을 다스리며 바닷속에서 평생 늙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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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주도의 작은 섬 우도에서 한평생 바다와 함께 물질을 하며 살아가는 해녀들을 6년 동안 취재한 기록이다. 그녀들의 은밀하고, 외로운 바닷속 이야기를 취재하면서 비로소 발견하게 된 나와 인간의 슬픈 욕망의 이야기이다.
―《물숨: 해녀의 삶과 숨》, 들어가는 말 중에서.
2015년 세종도서 우수도서 교양부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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