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그리운 날엔(증보판)

오태진 지음

판매가(적립금) 19,500 (975원)
분류 나남신서 1788
판형 신국
면수 520
발행일 2014-12-10
ISBN 978-89-300-8788-9
수량
총 도서 금액     19,500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주말 일상이 한심했다.

 

토요일이면 밀린 잠 잔다며 늦은 아침까지 침대에 누워 있기 일쑤였다. 겨우 외식 한 번 나가는 것으로 가족에게 할 일 했다고 쳤다. 그러다 결혼 25년 은혼 기념일에 아내는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실로 실려 들어갔다. 아내가 기운을 차리고 일어서자 봄이었다. 꽃을 워낙 좋아하는 아내를 태우고 하동 쌍계사에 가 십리 벚꽃 터널을 걸었다. 그 뒤로 부부가 함께하는 나들이가 새로운 주말 일상이 됐다. 이렇게 탄생된 ‘길 위에서’는 부부 주말여행의 기록이다. ‘시가 내게로 왔다’는 크고 작은 뉴스를 실마리 삼아 세상 사는 이야기를 시로 풀어봤다. 열심히 시집을 뒤적여 인용하면서 “시가 있어 우리 삶이 기름지고 행복하다”는 말을 실감했다. 주말여행 길에 찍어 뒀던 사진도 몇 장 추려 곁들였다. 에세이가 글쓴이의 삶의 숨결이라면 사진 역시 그러리라 생각했다. 이 책이 읽는 분 입가에 미소 한 가닥 띠워 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머리말 중에서
 

1. 길 위에서



오래된 음식점, 손맛보다 깊은 정(情)

 

십이선녀탕계곡에서 호젓하게 누린 설악 단풍

 

러시아는 짧고 매운 늦더위로 우리를 반겼다

 

해변 솔 그늘에 접은 안락의자 펴고 한나절

 

김제-익산 ㄱ자 한옥 교회의 ‘남녀 부동석(不同席)’

 

혼자 가도 8천 원짜리 회 차려 주는 통영(統營) 식당

 

‘꽃 절’선암사와 개심사에서 위로받다

 

울산에서 삼척까지 해안길로 봄을 달리다

 

경주 대릉원 폭설에 솔가지 부러지는 ‘죽비 소리’

 

교회인지 절인지? 114년 된 성공회 강화 성당

 

장터에 구성지게 울려 퍼진 정선아리랑

 

가을비 맞으며 광릉 숲길을 걸었다

 

초가을 아침 걸었던 오대산 천년 숲길

 

문인(文人)들 흔적 찾아 떠난 늦여름 남도 기행

 

성호 긋지 않아도… 위안과 평화 주는 옛 성당

 

해창막걸리 예찬

 

후지마루호(號) 선상(船上)에서

 

흑매 야매 올벚에 빠져 … 비오는 화엄사의 한나절

 

봄 내음, 사람 향기 솔솔 풍기는 옛날 식당들

 

보석 같은 길들 숨어 있는 ‘걷기 천국’ 부산

 

대구탕과 석쇠구이가 손짓하는 쪽빛 겨울바다

 

도심 근처에 살짝 숨은 산속 눈길 7km

 

마음이 허(虛)한 날엔 국수가 먹고 싶다

 

결혼식부터 수목장까지 활짝 열린 자연휴양림

 

진분홍 꽃잔치 지난 자리, 불꽃잔치 열리는 하회마을

 

쉰네 살 중화권 파워블로거, 한국 땅에 ‘취한’ 사연

 

자연 벗 삼아 생각하며 걷는 어느 ‘조용한 여행’

 

‘살럼’(안녕) 한마디에 따뜻하게 미소 짓는 나라, 이란

 

신록 우거진 산책로에서 생명의 기운 마시는 ‘숲체원’

 

가오리찜과 돼지 족탕이 막걸리 부르는 남도(南道) 주막

 

천년 숲에서 만난 동백꽃 천국

 

아름다운 ‘땅끝 절’ 해남 미황사에서 만난 모녀(母女)

 

보길도 남쪽 끝 민박집에서 받은 ‘내 인생의 밥상’

 

해운대 갈매기, 석모도 갈매기, 등명 갈매기

 

하늘이 맑게 열린 날, 동해는 들끓는다

 

강원도 인제 자작나무 숲, 순백 나신(裸身)으로 비탈에 서다

 

제주도 사람들의 김정희ㆍ이중섭 사랑

 

서귀포 표선면 ‘춘자싸롱’ 멸치국수

 

비 오는 청태산휴양림에서 마음을 다스리다

 

이탈리아 관광버스 기사 아드리아노

 

진안 원연장마을 꽃잔디 동산과 마을 박물관

 

천리포수목원의 목련과 개구리

 

며칠 뒤 선암사 고매(古梅), 꿈결 같은 향기 뿜을 텐데 …

 

살가운 정(情) 없으면 여행길이 무슨 맛인가

 
 

  

2. 시가 내게로 왔다

 

가장 고독하고 가장 죄 없는 시인이라는 존재

 

마음은 잠시 내려놓으시지요! 산사(山寺)의 초대 템플스테이

 

추억이 서는 곳, 간이역

 

이 땅에 이 땅 사람들 가슴에 뿌리 내린 민족수(民族樹) 소나무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

 

세상에서 가장 눈물 나는 이름 ‘어머니’

 

우주를 품은 김치

 

과속하는 문명의 공포 로드 킬(Road kill)

 

마음이 고플 때는 국수가 먹고 싶다

 

꽃 배달 왔습니다

 

시(詩)가 내게로 왔다

 

설, 그 행복한 기다림

 

“딸이 더 좋아”

 

어두운 세월 살라버리고 새 해야, 솟아라

 

세밑, 마음에 박힌 못 뽑으셨습니까

 

농촌의 아기 울음소리 뉴스가 되는 세상

 

없으면 괴롭고 있으면 더 괴로운 요물(妖物) 휴대전화

 

참척(慘慽), 세상에서 가장 참혹한 고통 자식 잃은 슬픔

 

아내의 인내에도 바닥이 있다

 

남자(男子), 그리고 중년

 

보름달처럼 둥근 마음으로 세상을 보듬는 날, 한가위

 

계절의 바뀜은 매혹적인 기적, 모질던 여름도 가을 앞에 고개 숙여

 

비오면 생각나는 부침개 냄새, 어머니 냄새

 

아들과 아버지 사이 그 아득한 행간

 

어떻게 오래 살 것인가

 

아버지 당신은 위대합니다

 

술! 잔을 나누기보다 마음을 나눌 일이다

 

눈물의 ‘밥’이 추억의 별미로

 

부부란 3개월 사랑하고 3년을 싸우고 30년을 참고 견디는 것

 

오대산 천년의 숲길 생명의 흙 밟으며 탐욕ㆍ화ㆍ어리석음 3독(毒)을 잊는다

 

아들ㆍ딸에 버림받은 노모 경찰서에서도 자식 걱정

 

지은이 l 오태진

 

1956년 전남 여수에서 태어났다.

광주일고와 고려대를 나와 1981년〈조선일보에 입사했다.

사회부 문화부 경제부를 거쳐 수석논설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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