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위한 방송이란 무엇인가?
기자 김상균이 돌아본 방송생활 32년
인터넷 시대의 영상뉴스
불과 10여 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인터넷이 보편화되지 않은 당시, 공중파 3사 저녁 종합뉴스의 영향력은 독보적이었으며, 종합뉴스 앵커는 방송 즉시 전국적 유명인사가 되곤 했다. 그중 〈뉴스데스크〉는 앵커가 아닌 취재기자가 직접 리포팅하는 방식을 최초로 도입하는 등 가장 선도적인 방송뉴스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근래 가장 화제가 되는 뉴스 형태는 종편 채널의 방송뉴스이다. 공중파 인력의 대거 이동,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진행방식이나 시간편성 등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종편 채널 뉴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깊이와 질 면에서도 점차 발전하는 모양새이다. 어디 그뿐인가. 뉴스 전문채널, 인터넷 독립방송, 팟캐스트 개인방송 등 영상뉴스의 형태는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영상뉴스 다변화 시대에 공중파 방송이 맡아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그리고 다양한 형식 속에서도 지켜야 할 ‘뉴스의 본질’은 무엇일까? 32년간 MBC 기자로 재직한 저자 김상균은 그 답을 찾기 위해 과거 자신, 그리고 방송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본다. 그동안 그가, 그리고 MBC가 겪은 변화와 발전, 실패와 성공 속에서 미래 뉴스의 방향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뉴스였나》는 내일을 위하여 되돌아본 어제의 기록이다.
32년간의 기록, 그리고 방송의 미래
저자는 1970년대 후반 MBC에 입사해 1980년대 해직, 복직을 경험하고 1990년대 워싱턴 특파원, 보도국장 등을 두루 거친 후 마산 MBC와 광주 MBC 사장을 지냈다. 이러한 그의 이력은 그 자체로 방송뉴스, 그리고 MBC 뉴스의 변천사인 동시에, 커다란 격랑을 겪어온 한국 현대사와 그 맥을 같이한다.
그가 돌아본 방송생활 32년 속에는 우선 ‘고르바초프 실각과 소련 몰락’, ‘걸프전 특별뉴스 제작’, ‘클린턴 단독 인터뷰’, ‘남북정상회담 취재’, ‘국회간첩단 사건 조작 폭로’와 같은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이 있는가 하면, ‘타이거 우즈와의 만남’, ‘박경리 선생 대담 추진’ 등 개인적이지만 따뜻하고 가치 있는 사연들도 있다. 이러한 에피소드들 속에서 현대사를 돌아봄과 동시에, 역사적 사건이 방송으로 전달되는 과정에 숨은 뒷이야기들을 엿보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또 한편으로 그가 주장하고 실천한 방송 내의 변화들을 통해서는 공중파 방송뉴스의 미래, 방송말이 지켜야 할 원칙 등을 엿볼 수 있다. 그가 추진한 ‘생방송 뉴스 제작’, ‘보도기사 가이드북 발간’, ‘리포트 없는 영상뉴스 만들기’ 등은 모두 기존의 관성적 뉴스 제작에 반대하여 추진한 변화로, 어떤 것은 오늘날 보편적이 되었지만, 어떤 것은 여전히 과거 그대로이다. 이러한 변화의 기록은 일반 독자들을 물론, 하루하루 취재에 여념이 없는 방송계 후배들에게 보다 거시적인 관점을 갖도록 하는 자극이 될 것이다.